이 책의 저자 빅터 프랭클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 빈 대학에서 의학박사와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차 대전 중에는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아우슈비츠와 다하우 등지의 강제수용소에서 3년을 보냈다. 빈 의과대학의 신경학 및 심리치료학 교수를 지냈으며 미국 인터내셔널 대학의 '로고테라피' 교수로 유명하다.
저자인 빅터 프랭클 박사는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장기수로서 짐승 같은 대우를 받으면서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았다.
그 자신과 여동생을 제외하고 그의 부모 형제와 아내는 모두 강제수용소에서 몰살당했다. 모든 소유물을 빼앗기고 인간성을 말살당하고, 추위와 굶주림, 온갖 가혹행위에 시달리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그는 자신의 삶이 그래도 지속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쓴 수기는 수없이 많다. 그런데 유독 빅터 프랭클 박사의 책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건들은 대규모 수용소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유태인 근절작전이 실제로 자행되었던 소규모 수용소에서 일어났던 일이다.
저자는 수용소 생활에 대한 재소자들의 정신적 반응을 수감직후, 수용소 생활에 적응하게 된 시기, 구출되고 해방된 직후의 시기 등 3단계로 나누어 기술했다. 그는 심리학자로서 최대한 자신의 주관을 배제하고 객관적으로 재소자들의 심리적 반응상태를 관찰하여 기록했다.
수감직후에 보이는 징후는 '충격'이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짐승 같은 대우, 완전히 발가벗기고 모든 소유물을 빼앗고 솜털조차 남김없이 밀어버린 완벽한 나체 상태에 처했을 때 한 인간이 느끼는 모욕감을 처절하게 체험한다. 수감직후 재소자들이 보이는 또 하나의 반응은 차가운 호기심이다. 이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기는 마음가짐이다. 평상시에는 불가능하리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죽음이 임박해 있는 상황에서는 자살도 의미가 없어지고 인간이 얼마나 많이 참고 견딜 수 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두번째 적응단계에 진입한 죄수는 감정이 무뎌져 더 이상 눈을 돌리지 않는다. 고통스러워하는 사람들, 죽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도 흔해 빠진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냉담, 무관심이 만연한다.
마지막 단계, 즉 출옥후에 죄수들은 정신적 무력감을 경험한다.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능력조차 상실한다. '자아감 상실'을 경험하고 모든 감정을 새로 익혀야 한다.
프랭클 박사는 인간의 구원이 사랑을 통해서 그리고 사랑 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 세상에 남길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도 짧은 한 순간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조용히 생각해 보면서 더없이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억압당하는 그런 끔찍한 상황에서조차 정신적 자유, 독립적인 사고방식의 흔적을 간직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인간은 어떠한 환경에 놓이더라도 자신의 태도를 선택하고, 자기 자신만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고, 고통은 운명이나 죽음처럼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 부분이기 때문에 고통과 죽음 없이는 인간의 삶은 완전할 수 없다는 강한 메시지를 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