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구섭 한국무역협회 건설추진단장 |
이곳 둔산 선사유적지는 1992년 대전광역시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되었다. 발굴 당시 이 유적지는 둔산 정상부의 능선을 따라 동남쪽에서 청동기시대 유적, 동쪽에서 구석기시대 유적, 북쪽에서 신석기시대 유적이 발굴되었다. 같은 지역 내에서 구석기·신석기·청동기시대의 유물이 함께 발견된 곳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역사학적, 고고학적 의미가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1991년 택지개발 공사를 하던 도중 우연히 발견되었기 때문에 원래 지형의 일부는 이미 훼손된 상태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발굴단의 노력으로 현 위치를 중심으로 최대한 원형을 보존하고, 불가피한 부분은 전사이전(轉寫移轉:원래의 모습대로 다른 장소로 옮김)하여 도심 속의 선사유적공원으로 조성하였고, 출토된 유물은 박물관으로 이동하여 보관ㆍ전시하였다.
이곳의 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중·후기 구석기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니 기원전 수 만 년 전부터 이곳은 갑천 유역의 얕은 구릉과 넓은 농토, 풍부한 물을 배경으로 많은 인류가 생활했던 곳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신석기·청동기 문화로 시대의 단절이 없이 이어졌다는 것은 이곳 대전이 선사시대부터 경제와 사회의 중심지로 시대별로 문화를 형성하였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경제와 문화는 서로 많은 연관이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으며 그 결과물이 경제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경제와 문화의 관계는 근대와 현대가 서로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근대의 경제학은 인간의 생산과 생활을 이익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여 인간의 생명이나 자연미, 역사적인 문화재의 파괴를 가져오는 등 경제적 요소를 문화적인 요소보다 항상 우위에 두었다. 특히 문화유적지의 경우 경제적 발전 요소의 기본이 되는 개발 정책과의 충돌이 잦아 상호간의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현대는 문화경제학이란 용어가 탄생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는 경제의 중요한 핵심 경쟁력 요소로 인식되어 문화와 경제의 컨버전스를 통하여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다. 둔산 선사유적지 역시 문화유산의 보존과 무역회관의 건립이라는 경제 논리의 충돌을 문화·경제의 컨버전스로 지혜롭게 조화를 이루어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경제와 문화는 근대의 상호 갈등적인 관계에서 현대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점차 발전하고 있다.
대전시는 현재 인구 150만의 전국 도시 5위로 2035년에 160만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우리나라 총인구가 2018년을 정점으로 하락하고 서울·부산·대구·광주의 인구가 2020년을 전후하여 감소되는 것과 비교해서 양호한 전망치로 볼 수 있다. 인구의 출신지별 구성은 충청도 내지인이 약 40%이고 외지인이 약60%로 정치권의 모든 당을 볼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곳, 대전에서 우리나라의 고질병인 지역색을 극복할 수 있는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에 무역거래액의 경우 2010년 63억 달러로 전국 8916억 달러의 0.7%로 14위에 해당된다. 이는 대전의 인구 비율이 전국대비 3% 수준인 것에 비해 상당 수준 낮음을 볼 수 있고, 또한 지역내총생산도 2009년 22조원으로 전국 1063조원의 2.2%로 나름 개선 할 과제가 많음을 볼 수 있다.
작년에 우리나라는 G20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국격이 수직 상승하였다. 이제는 G20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국제사회를 선도하고 있고, 국내 도시 5위인 대전 역시 국제사회의 중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한 칠레, EU, 미국등과의 FTA가 체결 또는 체결예정으로 있어 무역거래는 과거와는 현저히 다른 양상으로 다가 왔다. 내년 8월 개관을 목표로 건립중인 대전무역회관은 이러한 대전의 취약점을 보완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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