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플달고 헌혈하고, 전교생이 '봉사名匠'

선플달고 헌혈하고, 전교생이 '봉사名匠'

첨단공업교육 기반 기술명장 산실… 도내 유일한 군특성화고 바른품성 함양위한 실천중심 동아리… 자발적 봉사참여 유도

  • 승인 2011-05-31 14:03
  • 신문게재 2011-06-01 9면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중도일보ㆍ충남도교육청 공동캠페인 바른품성 5운동] 운산공업고등학교

고교에서의 인성교육은 뭘까? 단순한 물음이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는 물음이다. 왜 그럴까. 바로 프로그램이다. 인성교육에 대한 중요성에 비해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는데 부족함이 의외로 많음을 알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초등교육과정에서부터 바른품성과 관련해 줄기차게 강조해왔는데 또 무슨 프로그램이 필요할까도 싶다. 더욱이 사회진출을 앞두고 있는 고교생을 대상으로 하는 인성교육의 경우 과연 어떻게 해야 효과가 있을지 여간 고민이 아닐 수밖에 없다.

다행히 지난해부터 바른품성 5운동을 소리높여 강조하고 있는 충남교육청의 인성프로그램에서 쉽게 고민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개별학교마다 특색을 살려 추진하고 있는 바른품성 5운동에 맞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인성교육에 있어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만큼 큰 효과를 거두는 방법은 없을 것이다. 비록 처음에는 느리고, 작고, 힘없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름답고 편리함을 느끼는 자발참여 인성프로그램.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를 강조하는 운산공업고등학교(교장 정호영)의 바른품성 5운동 전개사례를 살펴본다.

서산에 위치한 운산공고의 바른품성 5운동은 한마디로 실천중심의 동아리 조직을 통한 덕목실천이다. 이를 위해 이 학교는 'Five King'이라는 동아리를 조직해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동아리 조직은 지난해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생들이 지난해 3월 태안군 만리포 앞바다를 찾아 봉사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 전교생중 관심이 있는 학생들로 5개조 6모둠을 조직한 것이다.

각 동아리는 바른품성 함양을 위한 실천중심의 연간계획을 세우고, 월간 소식지를 발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통해 자율적인 봉사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군특성화고로 선정된 운산공고의 공병활동 교육모습.
▲군특성화고로 선정된 운산공고의 공병활동 교육모습.
▲칭찬하기=칭찬은 받는 것도 기쁘지만 누군가를 칭찬할 때 더 큰 기쁨을 누린다고 한다. 운산공고 학생들은 서로를 칭찬해주며 바른 품성까지 함양하는 이른바 '칭찬 릴레이'운동을 통해 칭찬기쁨을 누리고 있다. 학교에서 운영중인 Wee클래스를 통해 자아성장프로그램 및 적응력 향상 프로그램으로 우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자아를 성장시킨다. 그리고 집단활동인 친친교실을 통해 상대방의 장점을 발견하고 공개적으로 칭찬해주는 활동을 통해 칭찬덕목이 가지는 중요성을 깨우치고 습관화하고 있다. 운산공고 학생들은 또한 보건실 칭찬 상자에 친구를 칭찬하는 내용 적어 넣는가 하면 학교 홈페이지 바른품성코너에 선플 달기 운동을 실시하는 등 친구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 있다.

▲질서의식 지키기=운산공고는 바른품성 동아리를 주축으로 매일 아침 등굣길 교문지도 등을 통해 질서의식을 바로 잡고 있다. 등교시간 50분 전부터 동아리 학생들이 나와 등교시간 및 자전거 통학생의 안전 지키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들 동아리 학생들은 또한 급식실 한 줄서기와 질서 있게 잔반처리하기 운동을 전개해 질서지키기가 얼마나 아름답고 편리한지 느끼게 해준다. 이처럼 학생자율이 처음부터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바른 품성 실천 동아리 학생들과의 마찰로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꾸준하게 질서지키기 운동을 함으로써 많은 학생들이 질서는 아름답고 편리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모범을 보인다.

이런 자발적인 의식은 '깨끗한 화장실 문화' 만들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바른 품성 실천 동아리 중심으로 학교 내의 모든 건물과 운동장은 금연 구역임을 선포하고 모든 학생들이 청결하게 화장실을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전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엇보다 자율적인 질서의식 함양을 위한 이런 동아리 활동이 처음에는 느리고, 작고, 힘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편안함과 아름다움을 준다는 사실에 학생들의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봉사하기=이 학교의 봉사정신은 말이 필요없다. 학생들에게 봉사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봉사활동 1000시간 실천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헌혈증서 기부하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봉사활동 역시 바른 품성 실천 동아리 학생이 주축이 돼 자발적인 봉사학생을 모집,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마다 학교 인근의 서림복지원을 찾아 봉사활동의 의미를 되새긴다. 학생들은 봉사활동을 다녀오면 반드시 소감문과 활동내용을 동료학생들에게 전달하면서 나눔의 의미를 깨우친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매년 2회 이상 서산보건소에서 실시하는 헌혈 행사에 참여해 헌혈 증서를 기증한다.

이를 통해 작은 손길이 큰 빛이 되어 돌아온다는 사실과 긍정적인 봉사 정신을 길러 주고 있다.

▲ 학생 동아리 'Five King'이 주축이돼 실시하고 있는 급식실 질서지도 모습.
▲ 학생 동아리 'Five King'이 주축이돼 실시하고 있는 급식실 질서지도 모습.
▲공경하기=운산공고 학생들의 공경활동은 '미덕노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웃에 대한 무관심이 팽배해지고 서로에게 각박해지는 사회속에서 타인에 대한 공경심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 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이 학교는 학생들이 실천할 수 있도록 매월 실천자료를 정해 스스로 느끼고 자신의 견해를 적는 미덕노트를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웃어른에 대한 공경 등 사회진출을 앞두고 자신을 바로 세운다.

매월 실천자료를 읽고 느끼고 반성하고 다짐하면서 예의바른 학생의 모습을 잃지 않도록 스스로를 채근한다. 그리고 사제간 편지쓰기 등을 통해 학생은 스승을 공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하는 등 어느 일방의 공경심 요구가 아닌 쌍방향 교류를 통한 공경심을 기른다.

▲나라사랑하기=이 학교의 나라사랑은 심신이 건강한 청소년의 성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금연 콘텐츠를 직접 제작해 금연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금연동기를 강화하고 있다. 금연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흡연예방 지도실에 개인 일력표를 붙여놓고 금단 증상, 금연 과정, 나의 각오 등을 간단하게 적어놓는다. 이밖에 매년 2박3일 일정으로 해병대 캠프에 참여해 강인한 정신훈련, 수중 훈련 및 보트훈련 등을 통해 극기심과 도전정신을 기른다.

한편 운산공고는 지난 2008년부터 충남교육청과 충남도의 지원으로 해외인턴십을 운영, 학생들의 해외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운산공고는?
운산공업고등학교는 지난 1984년 운산고등학교로 개교해 1995년 지금의 운산공고로 교명을 변경했다. 올해로 제25회 졸업생을 배출한 운산공고는 서해안 시대를 주도할 첨단공업교육을 통해 명품학교로 도약하고 있는 특성화고다.
지난해부터 기존의 자동차과, 신소재화학공업과, 식품공업과 체제를 자동차기계과와 바이오화학공업과로 개편해 새로운 도약을 하고 있는 운산공고는 국방부 지원 군특성화 고등학교 운영, 해외 취업반 운영, 전공 동아리 운영, 자기 주도적 학습을 위한 챌린지 반 운영 등 다양한 선택이 존중되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미래 기술명장의 꿈을 설계하고 있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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