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금 등 단순 업무만 가능해 대출을 비롯한 상담이 필요한 고객들은 불편이 곳곳에서 초래됐다.
30일 SC제일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SC제일은행 전체 조합원 3400여명 중에서 2200여명이 1일 '경고성 파업'을 벌였다.
연봉제 때문이다. 사측은 올초부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해왔다.
사측이 제시한 연봉제 도입의 조건은 2013년까지 전체 조합원의 36%에게 추가 성과급을 주고 14%에게는 성과급을 깎아 차등화하는 것이다.
대신 개인별 복리후생 포인트를 연간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늘리고, 만 58세 이전에 퇴직할 때 정년까지 남은 기간의 4분의 1만큼의 연봉을 주는 조기퇴직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는 연봉제 도입 자체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연봉제를 도입하면 직원들은 무한경쟁 체제로 내몰릴 수밖에 없고, 결국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측과 노조 간 대립에 따른 파업으로, 고객들은 불편을 겪었다.
고객 장모(41) 씨는 “상담 일정이 있었는데, 갑자기 담당자로부터 연기해야 한다는 연락이 왔다”며 “하지만, 장기화되면 (나도) 피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청 출장소장은 “(우리는) 직원이 3명밖에 없어 모두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지만, 직원과 고객이 많은 곳은 다소 불편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절반 가까운 직원이 파업에 동참한 대전지점은 단순 업무에 인력을 집중했다.
대전지점장은 “비노조원들이 있어 문제는 없지만, 고객을 위해 상담보다는 단순 입·출금 업무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노사협상이 하루빨리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31일 정상 업무에 복귀하기로 하고 이날 오후 자진해산했다. 하지만, 경영진과의 협상에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추가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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