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태구·시청팀 차장 |
내년부터 7년간 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단군 이래 최대의 과학 분야 국책사업으로 알려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과학벨트 입지가 대전으로 확정되기 이전 대전시와 5개 자치구, 정치권, 지역주민 등은 충청권 유치를 위해 똘똘 뭉치며 정부에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여왔다.
염홍철 대전시장과 5개 구청장의 회동에서는 일부 사안(학교무상급식)을 제외하고 과학벨트 유치 협력이 지속 됐다. 시와 구의회의 만남에서도 이 같은 결연한 의지는 변질되지 않았다.
그 결과, 대전은 신동·둔곡지구를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유치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거점지구에는 중이온가속기와 기초과학연구원이 들어서게 된다. 중이온가속기 건설에는 6년 동안 약 4600억원이 투입돼 2018년께 완공될 전망이다. 중이온 가속기가 완공되면 500여명의 연구원이 일하게 되며 기초과학연구원과 해외에서 오는 외국인까지 합하면 수천명의 연구원이 대전에 거주하게 된다. 대전이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과학도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대전시와 자치구, 지역민들의 하나 된 결집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과학벨트에서 보여줬던 결단력은 온다 간 데 없이 사라지고 없다. 지역 최대의 현안인 도시철도 2호선 때문에 사분오열하고 있는 것.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우리지역까지 확장하라”는 문구의 플래카드가 길거리에 내걸리기 시작했다. 대덕구는 최근 '대전도시철도 전체 60km 중 대덕구 경유 구간 달랑 2.7km'라는 제목의 소식지를 제작, 배포해 도시철도에서 소외되고 있음을 적극 알리고 있다. 대덕구는 또 주민 설명회를 연데 이어 10만명이 참여하는 서명운동도 벌여 대전시 압박에 나섰다.
다른 자치구의 움직임도 별반 다를게 없다. 유성구 전민·구즉·관평동 지역주민들은 도시철도 2호선 노선을 수정하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성구의회도 '도시철도 2호선 건설계획 구간포함 건의안'을 채택해 힘을 보태고 있다. 동구는 용전동 신축고속버스터미널을 경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의 교통편의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노선 경유를 요구할 수 있겠으나 노선이 최종 결정된 후에는 대전시의 계획안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5년 전에 경험한 '실패의 쓴잔'을 다시 맛볼지도 모를 일이다.
/박태구·시청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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