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통계교육' 객관적 정보 얻어
▲ 최봉호 통계교육원장 |
우리는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상대방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또는 다른 사람이 취한 행동이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했는지 등에 대해 알고자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방 행동의 원인이나 성격 또는 배경 등을 파악할 때 오랜 시간을 갖고 판단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대신 통계에서 표본조사를 실시하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이 보여준 한 두 가지 행위나 남에게서 들은 얘기로 판단을 하게 된다. 이를 심리학 용어로 사회적 추론(Inference)이라고 하는데 추측이라는 용어와 비슷한 면을 보인다. 여기서 문제는 추정치나 사회적 추론이 완벽하게 만들어지면 좋겠지만, 추정치와 추론에는 오차나 오류가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표본조사에서의 추정치에는 전체가 아닌 표본만을 조사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표본오차와 조사에의 비협조나 거짓응답 때문에 발생하는 비표본오차가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언론에서 어느 후보의 지지율이 40%인데 오차는 ±3%라고 할 때 뒤에 붙은 이 수치가 오차율이 되는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남을 판단하는 사회적 추론에 있어서도 오류가 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오류를 범한다는 가설은 인지심리학자이며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카네만(Daniel Kahneman) 교수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카네만 교수가 강조한 것은 인간은 보편적으로 휴리스틱(어림짐작 또는 주먹구구식) 오류를 저지른다는 점이다.
첫 번째가 가용성오류로서, 인간은 객관적인 통계수치보다 금방 기억할 수 있는 최근의 충격적인 사례로 판단이나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대표적 속성에 과도하게 의존하야 판단하는 오류인데, 자기가 평소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또는 선입견에 상대방이 얼마나 근접하게 닮았는지에 따라 판단한다는 오류다. 세 번째는 기준점 제시에 따른 오류인데, 상대방이 제시한 어떤 기준점으로부터 출발하여 판단을 하고 통계수치와 같은 객관적인 사실은 생각 않는 오류를 말한다.
이외 사람들은 통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정확한데도 자기 자신의 판단을 과신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특히, 지적인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이 많이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알려진 통계정보를 믿지 않고, '나는 교통사고를 안 당할 것이다', '나는 흡연을 하지만 폐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다', '내 운전 실력은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라는 엉뚱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러다가 사고나 암에 걸리면 '어쩔 수 없지' 하고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같이 통계적 추정치나 사회적 추론에는 오차와 오류가 포함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오차나 오류가 커지게 되면 판단이나 의사결정이 잘못 이루어져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따라서 과학적인 근거나 통계정보를 근거로 오차나 오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통계청에서는 추정치나 사회적 추론에 대한 오차나 오류를 최대한 줄이고자 현장조사부터 통계보고서를 만드는 전 과정에 걸쳐 품질관리시스템을 구축하여 적용하고 있다.
특히, 대전 월평동에 위치한 통계센터 건물 내에 있는 통계교육원에서는 통계 전문성과 통계적 사고능력을 배양하는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통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통계교육의 목적은 오차나 오류가 적은 추정치나 사회적 추론을 만들어내는데 있는 것이다. 사회현안과제나 갈등문제 등을 해소함에 있어 오류가 포함된 감이나 직관에 의한 추론보다는 객관적이며 정확한 통계정보를 바탕으로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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