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엄청난 이슈가 됐던 세시봉 열풍은 올 봄 나가수의 임재범에 이르러 폭발, 7080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은 브라운관을 넘어 대중 문화 전반에 걸쳐 하나의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
패션과 생활 전반에도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하의 실종으로 대변되던 패션은 엄마들이 입었던 미디길이의 개더 스커트가 패션의 핫 키워드로 등장하고 촌스럽다며 장롱 한켠에 박혀 있던 백팩이 패션의 필수품으로 등장했다.
첨단 기술이 탑재된 SLR 시장도 필름카메라의 외형으로 재탄생하며 중년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개더 스커트는 허리에 잔 주름이 많이 잡힌 풍성한 스타일의 치마로 엄마 세대가 학창 시절 즐겨 입던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이었다. 영화 '써니' 속 수지 역의 민효린이 길게 주름이 잡힌 개더 플레어 스커트와 흰색 카바 양말로 청순가련 소녀로 완벽히 변신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하의실종 패션의 인기 속에 다리를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식의 개더 스커트는 현재 유행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남들과는 다른 스타일로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다.
개더 스커트는 차분하고 순수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어 무더운 날씨 속 노출을 꺼리는 조신한 숙녀들을 위한 여름 패션 아이템으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아이스타일24의 여성의류 담당 이은지 MD는 “개더 스커트는 넉넉한 길이감과 풍성한 치마폭으로 활동하기 편할 뿐만 아니라 바람이 잘 통해 유난히 더울 것으로 예상되는 올 여름 날씨에 안성맞춤이다”라며, “촌스럽고 정숙한 스타일로 일관되었던 엄마 세대의 개더 스커트에 비해 최근에는 색상과 스타일이 다채로워져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백팩이 돌아왔다=지난 1990년대 초·중반 학생들의 필수 아이템이라면 투박한 디자인에 형형색색의 패브릭 백팩인 이스트팩을 들 수 있다.
여느 가방에 비해 수납공간이 많은 백팩은 많은 책과 도시락을 넣어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학생들에게는 패션이자 필수품이었던 셈이다.
한동안 초등학생들 조차 백팩보다는 캐리어같은 가방을 선호하며 장롱 깊숙이 처박혀 있던 백팩이 복고 열풍과 함께 다시 부활했다.
과거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에서 탈피, 가죽소재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변화를 주면서 요즘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췄다. 이제는 학생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에게도 백팩은 눈에 띄는 독특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다.
직장인 김지원(30·서구 괴정동)씨는 “노트북과 각종 서류들을 넣어 다니기에도 백팩이 훨씬 편한데다 요즘 워킹 열풍이 불면서 숄더백이나 토트백보다는 백팩이 이동하기에도 훨씬 편하다”면서 “소재도 가죽에서부터 패브릭까지 다양해 캐주얼부터 정장까지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지필름이 최근 공개한 미러리스 카메라 '파인픽스 X100'는 1970~80년대 유행했던 아날로그 필름카메라의 외관을 그대로 차용했다. 사진 촬영시 셔터스피드, 노출보정 등을 조정하는 조작 다이얼과 전원버튼도 기계식으로 설계해 필름카메라의 조작 느낌을 그대로 살려주고 있다
올림푸스는 지난 1959년 출시해 1700만대를 팔았던 전통 모델을 신제품에 재현한 것은 물론 필름 카메라의 화질로 찍을 수 있는 기능도 넣어 소비자로부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시대를 그리워하는 중장년층 뿐만 아니라 신세대들에게는 신선함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복고적인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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