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변신을 통해 우선 진료실 환경을 더 친밀하게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최근 미술관뿐 아니라 박물관이나 카페, 와인바까지 병원 안에 속속 들어서는 추세도 비슷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소독냄새로 상징되는 병원 이미지에서 탈피할수록 역설적으로 환자들에겐 편안한 공간이 된다. 갤러리 운영으로 치료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갖는 환자들의 통증 완화와 치료효과를 높일 수도 있다.
실제로 치과 대상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공포감이 높을수록 치료효과가 낮았다. 이렇게 볼 때 병원 갤러리는 진료실 환경을 친근하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미술을 통한 치유 효과와 치료 후 에너지를 줄 수도 있겠다. 그렇다고 반드시 전문화랑 같은 기획전을 열 필요는 없다. 그저 환자나 가족들이 갤러리를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하는 아담한 공간이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메디컬 갤러리 활성화는 병원 이미지 개선으로 그치지 않는다. 마케팅 전략을 넘어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즉, 치료를 겁내는 환자들의 심리 안정과 치료 효과 증대가 그것이다. 또한 병원의 문화공간 변신이 지역작가들의 활동기회를 제공하는 또다른 문화공간 기능을 한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다. 만약 작품판매 수익금을 소외계층 의료지원금 등으로 사용한다면 기부와 사회환원의 선례도 될 것이다.
지역 병·의원들의 문화공간은 미술작품 전시 공간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폭넓게 정기음악회 등으로 보폭을 확대할 수 있다. 지역 일부 종합병원에서 가끔 여는 환우들을 위한 음악회도 보다 상설화할 필요가 있다. 메디컬 미술관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진정한 휴식을 주는 공간으로 정착되길 기대한다. 동네미술관이 대표적인 문화공간이 된다면 지역사회 속 병원의 모습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 좋은 방향이라면 얼마든지 변신을 거듭해도 좋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