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규찬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교수 |
불면증과 위장병을 비롯한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의 질병을 가져오기도 한다. 특히 30, 40대 명예퇴직 대상자들과 사무직
여사원 등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아랫배 통증을 동반한 과민성 대장 증상이 늘고 있다.
이는 비단 직장인만의 얘기가 아니다. 청년실업의 문제는 더욱 커서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취업 대기생들도 마찬가지 증상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실제 대장에 염증이 생긴 것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아무런 기질적 이상이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즉 보이지 않는 기능성 병이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에는 약물의 도움을 받지만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생활 습관의 변화나 생활에 여유를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들어 많이 나타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허규찬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과민성 대장증후군=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일종의 기능적인 소화관 이상으로, 어떠한 기질적 장애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설사나 변비 혹은 두 개의 증상이 교대로 나타나는 질환으로 복통이 동반되는 매우 흔한 질병이다.
모든 소화기 질환 중 가장 흔한 것으로 미국의 경우 전 인구의 약 12% 정도와 소화기 전문의를 찾아오는 환자의 50% 정도를 차지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감기 다음으로 흔해 전체 인구의 15~30%에 해당되며, 여자가 남자보다 2배 가량 많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은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배가 더부룩하며 변비, 설사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다녀 보지만 가는 곳마다 아무런 병이 없다고 홀대를 받기 일쑤다.
실제로 이러한 환자들은 아무리 세밀한 검사를 해봐도 뚜렷이 나쁜 곳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여러 약을 써보아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원인=이 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몇 가지 사항들이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첫째, 최근 과민성 장 증후군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이 내장 과민성이다. 정상인은 음식을 섭취 후 일어나는 소화 과정의 아주 적은 정보만 인지하지만 내장 과민성이 있는 경우 감지하지 않아도 되는 정보가 과장되어 감지됨으로써 불쾌감이나 통증을 느끼게 된다.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가 정상인에 비해 장의 확장이나 경련 같은 통증성 자극에 의해 더 신경이 잘 흥분되는 것이다.
둘째, 이 질환의 주 증상이 설사나 변비 등의 배변의 변화이므로 대장의 운동성이 중요한 원인이라는 가정을 쉽게 할 수 있다. 연구에서 일부 설사 우세형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들은 소장이나 대장의 전도 속도가 빠르며, 일부 변비 우세형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은 이와 반대의 소견이 관찰된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증상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병원을 찾는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들에게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이 흔히 나타나며 이 외에도 여러 정신사회적 요인이 과민성 장 증후군과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치료=의료기술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속 시원한 치료법이 없는 질환이 바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들에게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질병에 대한 교육과 이해가 필요하다.
즉 이 병은 증상 때문에 불편감을 느끼지만 생명에 치명적인 영장을 주지 않는다는 병식을 가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어떠한 약도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특별한 효험을 발휘하진 않는다. 일부 약제들이 변비, 설사, 통증 등의 증상을 일부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이 역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
담 후 필요한 경우에만 복용해야 한다. 약제는 증상 치료 위주로 시행되며 환자 일부에서는 불안, 우울 등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의 처방으로 항불안제나 안정제의 투약도 고려된다. 병원을 자주 찾는 환자들의 경우에는 정신 심리학적인 상담도 필요할 수 있다.
섬유소가 많이 든 음식의 섭취가 도움이 된다. 식이요법이 어려운 경우는 상용으로 나와 있는 섬유소를 사용하여 섬유소 양을 늘리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고 칼로리의 푸짐한 식사, 탄산가스가 들어 있는 음료, 과도한 수분 섭취, 흡연, 껌, 빠른 식사 방법 등은 장내 공기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장 점막에 강한 자극을 주는 오렌지 주스, 술, 고춧가루, 강한 향신료 등과 지방질 섭취도 제한하는 것이 좋다.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허규찬 교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도한 육체적 피로나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질환의 정도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약물 치료의 병행은 그 다음에 이루어져야 한다”며 “설사나 변비 등의 증상은 기분에 따라 변동이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정서의 안정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하며 긍정적인 생활을 위해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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