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동안 의전과 격식은 권위 아닌 권위주의가 관행처럼 굳어진 측면이 있었다. 따라서 격식 깨기는 상징적으로 주객이 바뀌는 것일 수도 있다. 가령, 내빈 소개를 생략하면 모든 참가자가 내빈이 되는 셈이다. 그뿐 아니라 의식(儀式) 간소화가 지역 리더인 선출직 단체장과 공직자의 '의식(意識)' 전환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이로 인한 파급효과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우선, 내빈 모시기에 열중하는 행사 진행 방식, 이 과정에서 서열이 조장되는 등의 불필요한 권위의식이 완화될 수 있다. 주민들 역시 자치단체장이 참석해야 행사의 격이 높아진다는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행정공백을 줄여 군정에 전념할 수 있는 것도 의전 격식 깨기의 효과다. 이러한 공감대가 뒷받침돼야 의전 개선은 실효를 거두게 된다.
이러한 의전 격식 깨기는 지역주민과 내빈들의 호응과 협조가 뒷받침돼야 조기에 정착시킬 수 있다. 의전 간소화는 또 다른 이익도 많다. 개선 방안대로 따른다면 시간 여유도 생기고 본행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도 낼 수 있다. '앞줄'이 없는 자율좌석제 역시 행사의 주체인 군민 등 참석자들의 사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형식과 격식의 파괴는 의례적이고 타성적인 조직문화 변화에 기여하게 된다. 한 가지, 화환 접수 지양은 화훼농가들의 어려움을 감안해서 융통성 있게 풀어갈 문제다. 무엇보다 진정으로 군민을 위한 행사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가 본질이어야 한다. 의전행사를 간소화한다고 품위와 질서까지 경시되는 건 아니다.
이 같은 개선방안만 실천된다 해도 특정인의 생색내기가 아닌 참석자가 주체가 되는 신명나는 행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주최측보다는 참석자를 배려하는 문화, 실질적인 행사에서 군민이 주인이 될 때 관행 걷어내기가 완성된다. 끝으로 격식 간소화는 지역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변화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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