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속주로 유명한 막심 므라비차의 '왕벌의 비행'을 플루트로 완벽하게 소화해 냈기 때문. 속사포 같은 연주, 파격적인 퍼포먼스로 사랑받는 플루티스트 재스민 최(본명 최나경)가 다음 달 4일 대전 CMB엑스포 아트홀에서 공연을 펼친다.
“클래식으로 탄탄한 트레이닝을 받은 아티스트가 왜 리사이틀을 할까?”라고 의아해할지도 모른다. 클래식하면 사람들이 먼저 격식을 떠올리고 심각한 연주자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와이 낫 (Why not)'을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클래식은 고급예술이라 딱딱하다'라는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고 관객과 호흡하며 즐겁고 흥이 나는 역동적인 공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래식, 팝, 재즈를 총 망라한 한 편의 스토리가 될 이번 공연은 다른 콘서트와는 차별화된 연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스민 최는 미국 5대 교향악단 중 하나인 신시내티 교향악단에 무려 187대1의 경쟁률을 뚫고 한 번에 합격해 화제가 됐던 플루트 연주자. 관악기 연주자로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 교향악단에 입성한 인물이다. 재스민 최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그녀를 세계적 엄친딸로 부르기에 모자람이 없다.
음악을 하겠다며 부모님을 설득해 홀로 서울로 올라간 12살 아이. 가족이 그리워 지칠 때마다 음악을 생각하며 힘을 얻었고, 고향집 생각을 잊고자 더 열심히 연습에 매진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고1 때 커티스 음대에 조기 입학한 재스민 최는 줄리어드 음대 석사를 이수하고서 신시내티 교향악단의 오디션에 참가했다.
신시내티 교향악단에 들어갔을 때 나이가 22세였고 연봉은 1억에 달했다. 홀로 미국땅으로 건너간 뒤에도 그녀의 음악을 향한 열정과 노력은 멈추지 않았다. 쉼 없는 연습으로 다져진 그녀의 실력은 일반 반주자는 따라갈 수 없는 자기만의 속사포 연주 및 숨을 끊어 연주하는 현란한 '텅깅' 주법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또한, 재스민 최는 미국 시민권을 받으라는 숱한 제안에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아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정통 클래식과 재즈를 접목한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재스민 최는 이번 공연에 대해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스민 최의 세계적인 플루트 실력과 클래식이라는 아름다운 선율 또한 기존 음악의 편곡 등으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통해 관객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새 앨범 '판타지'의 수록곡이기도 한 도플러의 '헝가리안 환상곡'을 비롯해 이안 클락의 '줌튜브', 풀랑의 소나타, 클로드 볼링의 재즈 모음곡 등을 연주한다. 특히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와 휴성이 함께한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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