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배의 재미… 열배의 감동… 10년만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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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배의 재미… 열배의 감동… 10년만에 돌아왔다

도처에 숨은 고수들의 경이로움 표현… '제2의 고향' 부여 이야기도 담아

  • 승인 2011-05-24 14:18
  • 신문게재 2011-05-25 12면
  • 박은희 기자박은희 기자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인생도처유상수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인생도처유상수
답사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인문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10년 만에 돌아왔다.

'시즌 2'를 선언하며 출간된 여섯번째 시리즈는 '인생도처유상수'다.

1993년 '남도답사 일번지'로 시작된 유홍준 교수(명지대 미술사학과)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인문서 최초의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제1권이 120만부 판매를 기록했으며 국내편 세 권과 북한편 두 권까지 모두 260만부가량이 판매됐다.

이번 신간의 부제인 '인생도처유상수'는 옛 시인의 시구 '인구간도처유청산'에서 원용한 문구로 세상 곳곳에 존재하는 이름 없는 고수들에 대한 경이로움을 표현한 것이다. 우리는 삶의 도처에서 숨은 고수들과 예기치 않게 만나게 되고 그들을 통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저자는 책의 서문에서 “답사에 연륜이 생기면서 나도 모르게 문득 떠오른 경구는 '인생도처유상수'였다”며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는 과정에서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상수들의 노력이 있었고 그것이 가치를 밝혀낸 이들도 내가 따라가기 어려운 상수였다. 세상이 알아주든 말든 묵묵히 그것을 지키며 살아가는 필부 또는 인생의 상수들이었다”고 밝혔다.

이 책은 우리에게 친숙한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경북궁과 광화문 이야기로 시작한다.

조선시대 건립돼 화재로 소실되고, 일제강점기를 겪으며 그 자리와 위용을 잃어야 했던 우리 역사의 곡절을 상징하는 광화문이 오늘날의 모습을 되찾기까지의 과정과, 궁궐로서의 품위와 아름다움을 풍성하게 간직하고 있는 경북궁의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네 꼭지에 걸쳐 소개되는 경북궁은 명실 공히 조선시대 궁궐 미학의 총체적인 공간이다.

또 거창, 합천의 숨겨진 참모습과 사철 아름다운 산사 선암사의 풍경이 그려진다.

일반인들에게 양민학살의 현장으로만 연상되곤 하는 거창에는 동계 정온 선생의 고택이 있으며, 퇴계 이황과 요수 신권, 갈천 임훈이 주고받은 시가 새겨진 수승대, 운치 있는 돌담길로 한옥의 아름다움을 익히기에 좋은 현장학습장인 황산마을 등이 있어 문화유산에 어린 인문정신이 풍요롭다.

'부여, 논산, 보령' 편에서는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 듬뿍 밴 에피소드와 부여 근교 구석구석에 감춰진 백제 미학의 흔적들을 꼼꼼하게 좇는 답사의 기록을 만날 수 있다.

저자가' 5도2촌'의 생활을 시작하며 부여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터전을 담은 사연이 소개된다.

예순의 나이에도 마을 '청년회원'을 못 벗어난 사연, 봄이면 한껏 풍성해지는 산나물 이야기, 1권 '남도답사일번지'의 무위사 편에 소개돼 일약 명물이 된 개를 연상시키는 대조사의 꽃사슴(해탈이)과 진돗개(복실이) 이야기 등은 단순히 그 지역 문화유산을 소개하거나 해설해주는 데에 그치지 않은 유홍준 특유의 사람 냄새 나는 답사기의 일면을 보여준다.

기존에 발표했던 다섯 권의 답사기들이 인문학적이고 미술사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해설과 의미 부여가 돋보이는 글들이었다면, 이번 신간은 문화유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바로 그 답사현장에서 생활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현장감이 한층 강화된 것이다.

또한 문화재청장을 지내면서 또 다른 현장의 차원을 경험한 후 깊고 원숙해진 필치로 쓴 연륜이 묻어나는 글이기도 하다.

한편, 기존의 제1~5권의 개정판도 새단장해 출간됐다. 수록사진을 전면 컬러로 교체하고 본문 디자인을 새롭게 했으며 내용상의 오류를 바로잡고 변화된 환경에 맞도록 정보를 추가하는 등 전면적인 개정작업을 거쳐 신간과 함께 출간됐다. 창비/지은이 유홍준/456쪽/1만6500원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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