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대 보지 마세요! 절대 듣지 마세요! |
절대 보지 마세요! 절대 듣지 마세요!는 1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변선진 양의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다.
“사랑하는 이 세상 모든 엄마 아빠들에게/우리끼리니까 하는 얘긴데/어른들은 태어날 때부터 어른이었나 봐. 아무것도 몰라. 정말로 내가 무엇 때문에 우는지 말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 주는 부모와 어른들을 향해 답답한 속내는 하소연하듯 털어내는 내용이 투박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피망을 먹고, 주사를 맞고, 길에서 마주친 외국인과 이야기하고, 어둠 속 시계 소리 등은 참을 수 있다는 것.
정말로 무서운 건 아무 표정없는 삼촌, 텔레비전만 봐야 했던 생일날, 아빠 엄마가 싸울 때 집에 울려 퍼졌던 아빠의 고함소리 등이다.
'절대 보지 마세요! 절대 듣지 마세요!'라는 제목은 '제발 여기 좀 봐주세요! 제발 내 말 좀 들어주세요!'라는 아이의 간절한 바람의 반어적 표현인 셈이다.
짜임새 있는 글과 그림, 재치있는 표현에도 진지한 메시지가 남긴 이 작품은 저자가 대안학교를 졸업하면서 졸업 논문 속에 담긴 것이다.
대안학교에서 그에게 글과 그림을 가르쳤던 한 작가를 통해 출판사 측에 전해졌고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아 출간하게 됐다.
저자는 '재생불량성 빈혈중증'으로 투병을 시작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타계, 세상에 나온 작품을 끝내 손에 쥐지 못했다. 바람의 아이들/글·그린이 변선진/40쪽/9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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