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오전 유성기업 아산공장이 사측의 직장폐쇄와 노조원들의 공장 점거로 노사간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직장폐쇄 철회를 촉구하며 공장을 점거한 노조원<왼쪽 사진>과 파업 철회를 요구하는 협력업체 직원들. [뉴시스 제공] |
<속보>=아산의 자동차 엔진부품 전문기업인 유성기업(주)의 전면 파업으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지역 경제까지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유성기업의 사태는 사측에서 직장폐쇄를 풀기 전까지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현대차 아산공장의 재고는 약 1주일분으로 만약 노사의 갈등이 이달을 넘게 되면, 완성차 생산라인의 정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주일이 최대 고비로, 이 안에 노사간 합의가 이뤄져야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 월 생산되는 그랜저와 쏘나타는 약 2만5000~3만대. 최근 현대차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1주일 정도 유지할 재고량이 있어 완성차 조립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라인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또 노사간 대립의 장기화로 현대차 완성라인이 정지될 경우, 지역 경제를 비롯해 국가 전체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유성기업 노조측은 사측에 직장폐쇄를 우선 풀고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직장폐쇄만 풀면 현장라인을 가동하면서 대화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사측의 대응 여부에 따라 현대차 라인의 가동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유성기업이 한 번 뺀 칼을 다시 넣기에는 다소 부담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현장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는 장기전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직장폐쇄 철회가 중요한 열쇠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노사간 대화는 진전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의 조업차질로 그동안 내수와 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국내 자동차산업이 다소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규모가 국가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노사간의 원만한 합의를 통해 하루빨리 생산라인이 정상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유성기업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마치고, 현장을 방문해 사태해결을 위한 노력을 했지만 뾰족한 방안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전규·아산=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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