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고령사회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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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중 ]고령사회도 두렵지 않다

[사이언스 칼럼]김상중 한국화학연구원 기획부장

  • 승인 2011-05-23 14:18
  • 신문게재 2011-05-24 21면
  • 김상중 한국화학연구원 기획부장김상중 한국화학연구원 기획부장
▲ 김상중 한국화학연구원 기획부장
▲ 김상중 한국화학연구원 기획부장
봄이다. 봄에는 온화한 날씨로 행사와 잔치가 많은 편이다. 예전에는 61세까지 살면 장수를 누렸다 하여 이를 축하하는 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환갑잔치를 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평균 기대수명이 80세인 한국 사회에서 61세까지 사는 게 그다지 자랑할 일도, 대단할 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인구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고령사회로 급속도로 접어들고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의 오랜 염원이었던 '장수'의 꿈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정작 사람들의 관심은 무조건 오래 사는 것이 아닌, 건강하게 잘 사는 것으로 옮겨지고 있다. 식품에 대한 위생관리기준인 해썹(HACCP)에 대한 관심과 웰빙 열풍은, 이제 한국사회도 관심의 무게중심이 '오래 사는 것'에서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 무엇보다도 질병의 극복과 치료를 들 수 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첫 번째 비결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라고 할 때, 화학이야말로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가 먹는 약의 90%는 화학을 이용한 화합물의 산물이며 이는 대량생산과 비용절감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은 본래 버드나무에서 추출되었지만 지금은 화합물로 제조되는데, 만약 화합물로 대량생산되지 않는다면 엄청난 비용과 함께 자연 파괴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화학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질병치료는 일부 돈 있는 사람들의 호사에 지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물론 아직 저개발 국가의 수많은 사람들이 비싼 치료 비용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는 상황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하지만 현재 합성신약 개발을 위한 화학자들의 노력은 인류의 건강과 안녕을 증진시키는 중요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최근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노인성 안구질환중 대표적인 질환인 '황반변성'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황반변성은 실명질환의 3대 요인으로서,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있는 빛을 받는 세포가 퇴화되어 시력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현재는 망막을 손상시키는 신생혈관의 생성을 막기 위한 주사요법이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안구 내에 직접 약물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여간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불편을 개선하고자 눈에 직접 한방울씩 떨어뜨려 사용하는 점안제 형태의 후보물질을 개발한 것이다. 결국 화학연구를 통한 신약후보물질의 개발은 더욱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우리의 바람을 실현시켜주고 있는 셈이다.

혹자는 화학연구가 우리 삶을 보다 건강하게 해준다는 것에 어폐를 느끼기도 한다. '화학물질' 이라는 단어가 인공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이시간에도 전세계의 수많은 화학자들이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약을 만들기 위해 복잡한 화학식과 화합물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도 국민의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해 신약연구에 힘쓰며 신약개발부문의 대형국책사업들을 주도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고령사회'라는 인구 지형도의 변화에 맞서, 저출산 등 사회 문제도 해결해야 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다. 몸이 건강해야 마음이 건강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서로 소통할 수 있을 때 사회도 건강해진다. 건강한 사회는 저출산, 노인복지 등 우리가 현재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밑거름이 될 것이다. 화학에 힘입은 '건강한 장수'를 기대할 수 있다면, 고령사회도 두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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