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월愛 |
무엇보다 ‘총’이 아닌 ‘밥’에 주목한 게 인상적이다. 즉 여성들에게 다가선다. “총들고 싸우는 사람도 있는디, 밥은 아무 것도 아니제”라고 말하지만 밥 없이 싸울 수 있었을까.
여고생 취사조였던 김영희씨의 증언.
“시위대에 밥해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취사조에 들어갔어요. 다들 유서를 썼어요. 누군가 ‘죽을 때를 대비해서 부모님께 남길 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거예요. 같이 죽겠다는 마음이었죠. 오빠가 그 걸(유서를) 가져갔어요.”
인터뷰를 한 사람이 40명이 넘는다. 국가 폭력에 맞서 그들이 꿈꾸는 자유를 위해 역사의 현장에 거침없이 뛰어들었던 사람들. 어느 날부터인가 ‘폭도’는 ‘오월의 투사’로 불리게 됐지만, 더 이상 오월의 투사를 기억하지 않는 세상에서 그들의 삶은 끔찍한 비천이기도 했다.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오월애’는 ‘역사’와 같은 다큐멘터리인 동시에, 30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서 그들에게 안부를 묻는 작품이다. 워뗘, 잘 지내고 있능겨. 대전아트시네마.
/안순택 기자 soo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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