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국지: 명장 관우 |
‘삼국지: 명장 관우’는 ‘삼국지연의’의 관우에 관한 에피소드 중 ‘오관참육장(五關斬六將)’을 담았다. 조조에게 붙잡힌 관우는 의형 유비가 원소에게 의탁해있다는 소식을 듣고 유비를 찾아 길을 나선다. 하북(河北)까지 가려면 다섯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조조의 장수들이 막아서고 결국 여섯 장수를 베고서야 통과할 수 있었다는 고사다.
관우와 조조의 장수들의 대결이 이어지는 만큼 액션 장면이 많다. 말을 달리며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는 호쾌한 액션에서부터 수백 개의 화살이 난무하는 스케일 큰 전투신, 좁은 골목에서 찌르는 창과 베는 언월도의 아기자기한 대결에 이르기까지 장면장면이 꽤 볼만하다. 현존 최고의 액션 배우로 불리는 견자단은 관우 역을 맡아 다양한 상황에 맞춤한 개인기로 무예의 멋을 극대화한다. 그에 맞선 안지걸 등 차세대 액션 스타와 무술 고수들도 기예에 가까운 솜씨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액션 못지않게 드라마도 탄탄하다. ‘무간도’ 시리즈를 함께 쓴 맥조휘 장문강 감독은 이 고풍스런 사극에 특유의 누아르적 색깔을 입혀 놓았다. 충의의 인물 관우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지만 얼굴엔 고뇌가 가득하다. 영화에서 관우는 유비의 아내 기란을 연모한다. 어찌할 수 없는 연모의 정을 눌러 삭이는 관우의 인간적인 모습이 애잔하다.
가장 달라진 건 조조다. 조조는 관우에게 적토마를 선물하고 역적으로 몰릴 위기에 직접 나서 영웅의 위엄을 지켜주는 성의를 다한다. ‘삼국지연의’는 이를 관우를 휘하에 거두려는 조조의 ‘꼼수’로 표현했지만, 조조로 분한 강문은 진심 가득한 연기로 조조가 진심으로 관우를 흠모했다고 들려준다.
라스트신의 파괴력이 아쉽긴 하지만 개성 넘치는 영화다. 삼국지 영화 중 ‘적벽대전’에 비해선 스케일과 대중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는 훨씬 뛰어나다.
/안순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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