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기호식품인 양담배와 고급커피를 가까이 하는 모습이 눈에띄게 늘고 있다./김상구 기자 ttiger39@ |
양씨는 “잘 알고 있는 형이 양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멋져보여 담배를 피우게 됐다”며 “양담배를 통해 국산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비교해 문화적으로 수준이 높아지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양담배에 대한 대학생들의 선호도는 대학가 편의점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기자가 지난주 충남대를 비롯해 한남대, 배재대, 대전대 등 4개 대학 인근 편의점 9곳을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20대 10명 가운데 6~7명이 양담배를 찾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9년 '대학내일'이라는 주간지가 대학생 2056명을 대상으로 담배 관련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양담배를 선호하는 이유로 74%가 '맛 때문'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상표를 가리고 맛을 보게 하는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61%가 자신이 피우는 외제담배를 구별해내지 못했다. 이는 양담배를 선택하는 이유가 맛 때문이라기 보다 브랜드 선호도와 자기 과시욕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적 드러남을 추구하는 20대들의 성향은 명품백에 대한 귀족 소비 성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주말 명품 브랜드 백을 판매하는 지역 백화점에 가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손님 상당수가 20대 여성이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한남대 예비졸업생 김모(25)씨는 “이미 명품 핸드백은 젊은 여성들의 멋을 마무리짓는 필수요소가 돼 버린 것 같다”며 “명품백을 구하지 못하면 중고백이나 짝퉁백이라도 걸쳐서라도 뒤떨어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같은 젊은층의 외국 브랜드 선호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린다. 이미지 시대에 걸맞는 젊은층의 가치관의 발로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이렇다할 수입이 없는 학생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과소비 풍조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이미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 구 시대적인 잣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획일적인 몰개성주의는 분명 20대가 피해야겠지만 이미지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는 데 브랜드 상품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 또한 새로운 시대적 문화”라고 해석했다.
김선건 충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외적인 화려함에 대한 동경이 대학생들에게서도 보인다”며 “20대에게는 내적인 성숙이 우선돼야 하지만 이들은 외모와 스펙 등이 자산이 되는 시대 속에서 스스로 자각하고 변화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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