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터넷 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올 1분기 블랙박스 판매량은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43%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블랙박스 구매가 늘고 있는 데는 이를 통해 기록된 사고 현장의 동영상이 사고 조사에 결정적인 단서로 활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원 A(33)씨는 지난달 외제 차량 운전자와 가벼운 접촉사고로 실랑이를 유인 끝에 다행히도 차량에 설치된 블랙박스 동영상 덕분에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책임 소재를 놓고 서로 입씨름을 벌였지만 블랙박스가 촬영한 동영상이 없었으면 외제차 특성 상 수백만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꼼짝없이 물어줄 뻔 했다.
초보 운전자인 B(40)씨는 이달 초 다채널 블랙박스를 차량에 설치한 뒤 차량 운전에 조금은 안심할 수 있게 됐다. 초보 운전자를 위협하는 차량이 있더라도 전·후방에 설치된 카메라에 다른 차량의 운행방향 등이 기록돼 사고가 나더라도 정확하게 과실 여부를 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대전·충남지역 법인택시의 경우 대전시와 충남도의 예산 지원으로 올해까지 3370대, 2380대에 블랙박스를 설치해 각각 100%, 99%의 높은 설치율을 보이고 있다.
한 택시 운전기사는 “그동안 아슬아슬하게 운전을 할 때도 있었다”며 “블랙박스가 오히려 차량 운전자의 과실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방어운전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기술적으로 블랙박스 동영상을 조작할 수가 없어 사고 수사에 실질적인 증거자료가 된다”며 “최근에는 상시녹화를 비롯해 다채널 녹화기능이 제공되는 등 움직이는 감시카메라로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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