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는 선진국 수준의 기초과학연구원과 대형연구시설인 중이온가속기를 짓고 중대형·융복합 기초과학연구를 진행하되, 과학·문화·예술이 함께 숨쉬는 국제적 정주 환경도 갖춰 세계적 석학들까지 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연구 성과와 비즈니스를 연계, 결국 장기적 관점에서 국가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정부와 과학기술계의 설명이다.
▲기초과학연, 미래 원천기술 개척=기초과학연구원은 과학벨트의 핵심으로, 그 필요성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질적 수준이 양적 성과에 비해 아직 미흡하다는 반성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2008년 기준 우리나라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수는 12위인데 비해, 논문 인용 정도는 30위 수준에 불과하다. 기초연구 역량 부족은 노벨상 수상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이웃나라 일본은 지금까지 15명의 노벨 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반면, 우리는 전무하다.
연구원은 원장과 이사회, 과학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된다. 특히 연구분야 및 연구단장을 선임하는 과학자문위원회의 절반은 해외 석학으로 채워진다.
기초과학연구원은 KA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포스텍(포항공대), 울산과기대(UNIST) 등 과학기술 특화대학과 연구개발 특구에 캠퍼스를 설치, 지역 혁신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조성할 방침이다.
▲중이온가속기… 노벨상 도전=기초과학연구원 본원과 함께 과학벨트 거점지구에 들어설 중이온가속기는 국제적 연구 네트워크 구축과 우수 인력 유치의 구심점이다.
가속기는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넘는 '프런티어 연구'에 꼭 필요한 장비로, 역대 노벨 물리학상 수상 연구의 20%가 이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2009년 과학벨트 종합계획 확정에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과학기술인이 과학벨트에 필요한 대형연구시설로 '가속기'를 꼽았다.
중이온가속기 건설에는 6년 동안 약 4600억원이 투입되고 운영비만 연간 5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완공은 2018년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산업단지, 글로벌 정주환경 조성=과학벨트 거점지구에는 자족적 성장을 위해 첨단 산업단지도 조성된다. 특히 생명공학(BT)·정보통신(IT)·환경(BT)·나노(NT) 기술 등 연구·개발(R&D) 중심의 지식기반 산업과 기업을 집중 유치한다.
과학고·자율형 사립고, 국내 우수 대학, 외국대학 분교, 산학연 연계대학원 등 수준 높은 교육환경도 갖춰 기업과 인력의 유입을 뒷받침한다.
해외 우수 인력이 장기간 체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정주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과학벨트 성패의 주요 관건이다. 이를 위해 새 외국인학교를 짓거나 해당 지역 기존 외국인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외국인에게 주택을 특별공급하는 방안도 마련된다.
과학벨트 거점도시는 과학자·연구자·기업 등 지식창조 주체들이 유비쿼터스 환경 속에서 자유롭게 정보를 주고받는 첨단정보도시(U-City)인 동시에, 친환경 교통수단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테스트 베드(시험대)로서 저탄소·녹색도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과학문화카페·미술관·박물관·전문공연시설 등 국제적 수준의 문화예술 공간도 함께 갖춰 과학자·예술가·기업가들의 창의적인 발상과 소통을 유도한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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