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두선 도청팀 차장 |
민족지도자 도산 안창호 선생(1878년 11월9일~1938년 3월10일)은 동지들이 피신할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인소년동맹의 5월 어린이 행사에 내기로 한 기부금을 전달해야 한다며 이날 오후 동맹위원장의 집을 찾았다가 프랑스 경찰에 체포돼 일본 경찰에게 넘겨졌다.
충분히 경찰의 눈을 피해 은신할 수 있었음에도 도산 선생은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신념에 고초를 겪었다.
이는 도산 선생이 평소 강조해 온 “지도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이 국가 신뢰와 사회의 신용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가르침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부라는 낙인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표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고 당당하게 밝히며 약속을 뒤집은 세종시 건설, 그리고 동남권 신공항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여기에 하나하나 예를 들자면 끝이 없지만, 최근 동료 여직원을 성폭행한 국민권익위 간부는 불구속되고, 뒤이어 성폭행한 모텔 직원은 구속되는 일련의 일들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 말을 내뱉고 있다.
이런 이 대통령에 대한 불신은 최근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가 여론조사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 9~10일 9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전현직 대통령이 대선에 다시 나올 경우 지지의사를 묻는 질문에 박정희 전 대통령이 1위, 노무현 전 대통령이 2위, 김대중 전 대통령이 3위를 기록한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5위에 머물렀던 것이다.
도산 선생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행위를 '불구대천지원수(俱戴天之怨讐)'라고 했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도 말고, 약속을 지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만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여기저기서 '레임덕' 얘기가 터져 나오고, 이 대통령은 이를 극구 부인하며 차질 없는 국정 운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신뢰받고, 또 대한민국의 역사에 오점을 남기지 않을 국정을 남은 기간 펴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최두선 도청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