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육군훈련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7시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20㎞ 야간행군을 마치고 부대로 복귀한 노 모(23) 훈련병이 고열 증세를 호소했다.
훈련소 측은 23일 오전 3시 40분께 노 훈련병을 연대 의무실로 데려갔지만 38도 이상의 고열이 아니라고 판단, 해열제 2알을 처방한 뒤 돌려보냈다. 하지만 증세가 더욱 악화되자 훈련소는 23일 낮 육군훈련소 지구병원을 거쳐 오후 3시 30분께 대전 건양대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노 훈련병은 24일 오전 7시께 숨졌다.
건양대병원 측이 밝힌 사인은 뇌수막염과 패혈증에 의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훈련소 측이 처음부터 고열 증세를 호소하는 노 훈련병을 신속히 큰 병원으로 이송했더라면 희생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 라며 군 의료체계 부실을 질타하고 있다. 또 뇌수막염을 앓고 있던 노 훈련병을 환자로 분류하지 않고 행군을 진행, 훈련병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육군훈련소는 상황에 따라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가동됐다고 강력히 항변하고 있다.
훈련소 관계자는 “23일 새벽 처음 의무실로 갔을 때 군의관이 퇴근한 직후였고 통상 38도 이상이 돼야 고열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해열제를 처방한 것”이라며 “당시 노 훈련병의 열이 38도를 넘었다면 지구병원으로 바로 데려갔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지구병원에서 피검사를 한 뒤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 외부 병원에 후송한 절차도 문제가 없었다”며 “훈련병이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는지는 대해서는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육군훈련소는 노 훈련병을 공상처리 한 뒤 지난달 26일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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