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 총장 취임후 시행된 학사정책들이 대폭 수정될 전망이다.
9일 KAIST 혁신비상위원회에 따르면 서 총장 취임후 시행해 오던 봄학기 개강 2월 제도를 변경 전인 3월로 환원시킬 방침이다.
또 학부 신입생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했던 디자인과목을 선택과목화하고 대학원생 연차초과자 과징금 폐지, 등록금 심의위원회 구성 등 변화를 줄 계획이다.
봄학기 개강이 3월에 시작됨에 따라 가을학기도 다른 대학처럼 9월로 환원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서 총장 부임 이후 봄학기를 국내 다른대학에 비해 2월부터 시작, 학생들이 긴 여름방학을 이용 외국연수, 인턴 등 외부 사회활동을 권장하기 위해 시작됐으나 실효성이 적었다는 지적이다.
또 학사과정 신입생들의 입학시기가 한달 빨라짐에 따라 일반고 출신 학생들의 학교 적응시기가 짧고 타 학교와의 교류가 거의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었다고 비상혁신위에서는 의견을 모았다.
2008년 봄학기부터 실행해왔던 신입생 디자인 필수과목도 선택과목으로 바뀐다. 최근 교수협의회 설문조사결과, 응답자(420명) 가운데 40명(9.5%)만 디자인 과목을 기초필수로 유지해야한다는 저조한 의견을 보였다.
연차초과(석사과정 4학기, 박사과정 8학기, 석·박사통합과정 10학기 초과) 대학원생에게는 2학기 이내 초과시 한 학기당 198만4000원, 3학기 이상 초과시 396만8000원의 수업료가 부과됐는데 앞으로는 연차초과 전과 같은 수준의 수업료만 내면 된다.
박사과정의 경우 2009년 이전 입학생의 경우 한 학기당 40만원 안팎, 지난해 신입생부터는 140만원 안팎의 수업료를 내고 있다.
혁신위 관계자는 “연차초과 과징금이 학위취득을 촉진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다”며 “그러나 학위취득이 오래 걸리는 것이 학생과 교수의 공동책임인데도 학생이 일방적으로 수업료를 부담해야 하고 이에 따라 학생이 아르바이트 등을 해야하는 동시에 도전적인 연구주제를 선택하지 않는 등 폐해가 있어 이를 개선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혁신위 합의사항을 서 총장은 반드시 수용하고 즉시 실행해야 한다. 다만 일부 사항에 대해서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KAIST 사태를 불러온 핵심으로 지목 받아온 영어 강의와 학부생의 '징벌적 등록금'문제에 대해선 언급이 없어 비상위 내에서도 조율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있어 보인다.
한편, KAIST는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자 학사운영 등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15일 혁신위를 구성했다. 혁신위는 3개월(필요시 1개월 연장) 동안 활동한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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