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소통 부재가 이것 뿐만 이겠는가. 대한민국의 길목에는 소방통로가 막혀 있다. 법이, 정부가, 국민 스스로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소방통로를 막고 있다. 온갖 도로에, 고층 빌딩 진입로에, 학교 진입로에, 달동네 진입로에, 골목길에도 소방통로가 막혀있다. 국민들의 승용차로 꽉 막혀 있다.
그곳을 막고 있는 자는 바로 국민들 자신이다. 심지어는 노인 요양시설, 정신지체자 시설, 치매환자 요양시설 등이 쇠창살로, 통유리로, 계단으로 막혀있다. 이곳 역시 사람이 막았다. 평범하게 죽을 기회를 박탈당했다고도 할 수 있다. 멀쩡한 일반인들의 소방통로는 뚫려 있다. 그러나 우리들의 어머니와 아버지들인 치매환자, 형제자매인 정신지체자 등의 생명통로인 소방통로는 막혀 있다.
국민들 스스로가 생명통로를 막아 놓고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통로인 우리들의 가슴도 막혀 있다. 사람과 사람이 소통을 해야 만이 함께 살 수 있다.
/한완석·논산소방서 방호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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