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걱정스런 마음이 남아 딸이 학교수업을 마친 후 학원을 오갈 때 휴대폰으로 안전하게 이동했는지를 점검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고 학원에도 도착하지 않았다고 해 불안해 하던 중 겨우 전화연결이 됐지만 딸은 아주 서럽게 울기만 했다.
'무슨 사고가 생겼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딸이 있다는 학교 앞에 허겁지겁 가보니 다행히 다친 곳은 없었다. 그래서 왜 학원에 가지 않고 울고 있는지 물어보니 손에 들고 있던 부서진 호루라기 모양의 장난감을 보여주며 학교정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장난감을 떨어뜨려 곧바로 주우려 했는데 어떤 차가 밟고 지나가버려 장난감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딸은 자기는 교통법규를 잘 지키며 황단보도를 건너는데 그 차가 너무 빨리 왔다고 원망하면서 계속 울먹여 부서진 장난감과 같은 것을 사주기로 약속하며 겨우 달랜 후 학원에 보냈다. 그러면서 딸이 장난감을 떨어뜨린 잘못이 있지만, 장소가 학교 정문 앞 도로였기에 운전자가 아이의 행동을 조금 더 배려했더라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해마다 줄고는 있지만 아직도 매년 200여명의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한다고 하니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어린이 보호구역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주변에 어린이가 있다면 그 행동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운전습관을 길러 어린이의 몸과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아야겠다.
/김기환·논산경찰서 계룡지구대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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