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구]가정의 달에 모이는 태양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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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구]가정의 달에 모이는 태양계 가족

[사이언스칼럼]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

  • 승인 2011-05-02 14:15
  • 신문게재 2011-05-03 21면
  •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
▲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
▲ 이서구 한국천문연구원 대국민사업실장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일주일 중 각각의 요일에 해당하는 앞글자인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은 태양계 구성 천체들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동양에서는 태양과 달을 포함해 맨눈으로도 관측이 가능한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의 5개 행성이 일상생활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듯하다.

'음양오행'에서 이야기하는 음과 양은 각각 달과 태양을 의미하고 오행은 말 그대로 위의 5개 행성이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는 8개 행성 중에서 맨눈으로 그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천체 역시 위에서 언급한 5개 행성이다. 맨눈으로 보기 어려운 2개 행성은 천왕성과 해왕성으로 천체망원경이 발명된 이후에 발견된 천체다.

천왕성은 1781년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셀에 의해 발견이 되었다. 목성이나 토성과 같이 수소와 헬륨이 주성분인 거대한 가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과거에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천체와 충돌하여 자전축이 공전축에 비해 약 98도가 기울어져 마치 굴러가듯 공전을 하고 있다. 공전 주기는 약 84년이다.

태양계의 외곽에서 공전하는 천왕성에 비해 태양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공전을 하는 수성은 행성들 중에서 가장 작은 천체다. 달보다 약간 큰 크기의 수성은 불과 88일에 한 번씩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그 존재가 알려져 있는 수성은 태양으로부터 불과 약 6000만㎞ 떨어져 있기 때문에 해가 진 직후 또는 해뜨기 직전에 잠깐 동안만 관측할 수 있다. 열기를 담아둘 대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수성의 태양빛을 받는 부분은 430도에 가깝게 뜨거워지고 반대 지역은 영하 180도로 급격히 냉각된다. 태양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는 금성은 수성과 달리 이산화탄소의 짙은 대기를 가지고 있다. 이산화탄소 구름이 열기를 가둬두는 온실효과 때문에 금성의 표면은 낮이건 밤이건 460도는 넘는다. 금성은 약 220일 만에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한다.

지구와 거의 비슷한 크기를 가진 금성과 달리 화성은 지구 크기의 7분의 1정도에 불과하지만 화성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과 영화들 덕분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행성이다. 지구보다 외곽에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 화성은 태양을 한 바퀴 도는데 2년 가까이 걸린다. 과거에 많은 양의 물이 흘렀던 흔적으로 보이는 계곡이 현재도 존재하고 있으며 여러 대의 탐사선과 탐사 로봇이 물의 존재를 발견하였다.

목성과 토성은 태양계에서 가장 거대한 가스 행성들이다. 대부분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된 이 행성들의 가장 큰 특징은 빠른 자전주기다. 지구보다 1300배 이상 큰 목성의 경우 스스로 한 바퀴 도는 자전 주기가 불과 10시간에 불과하다. 빠른 자전주기를 가진 가스 행성들이기 때문에 목성과 토성은 적도 부분이 부풀어져 있다. 토성은 목성보다는 작지만 지구보다 760배 이상 거대하다.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는 대부분 작은 얼음 알맹이들로, 행성에 너무 가까이 있어 하나의 위성이 될 만큼 크게 뭉칠 수 없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 목성의 공전주기는 약 12년이고 토성의 공전주기는 약 30년이다.

가정의 달인 5월, 88일에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수성과 84년에 한 바퀴 도는 천왕성이 한 곳에 보이게 된다. 이 두 행성뿐만 아니라 금성과 화성, 목성, 토성도 같은 방향에서 함께 볼 수 있다. 해가 뜨기 약 1시간 쯤 전인 새벽 5시께 동쪽 하늘에 밝게 빛나는 천체들을 보게 된다면 이들 행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난 1일과 오는 30일께에는 예쁜 그믐달까지 근처에 위치해서 더욱 눈에 띄게 된다. 행성들의 공전속도는 제각각이지만 육상경기에서 빠른 주자가 한 바퀴 더 돌아 조금 느린 주자와 만나는 것처럼 여러 행성들도 우연히 한 방향에 모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5개 행성이 함께 모인 모습은 11년 후인 2022년에나 볼 수 있으니 이러한 광경을 보며 우주의 조화가 만드는 아름다움을 느껴보길 권한다. 순리대로만 움직이는 우주의 모습에서 또 하나의 교훈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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