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탁 한국폴리텍 Ⅳ대학 대전캠퍼스 디지털콘텐츠학과 교수 |
언제부터인가 필자의 이메일에도 평소 소식을 전하지 않던 사람들로부터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맺기를 요청하는 글들이 수시로 전해지고 있다. 이쯤 되다보니 요즘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은 어딘지 모르게 시대에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세상의 급격한 흐름을 기성세대는 기성세대대로, 젊은 세대는 젊은 세대대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적응해가야 하는가다.
기성세대의 관점대로라면 사이버공간 속에서의 인간관계형성이나 사이버공간내의 지나친 활동은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실생활 공간 즉 오프라인 공간상의 활동이나 실제적인 만남 등을 위축시켜 더욱 기계적이고 컴퓨터 화 되어가는 인간 사회를 만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클 것이다. 젊은 세대의 관점에서 보면, 사이버공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실생활 공간 못지 않게 중요한데, 그런 공간에서 소외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싫으며, 이는 곧 세상에 홀로 남겨진 외톨이랄까, 혹은 낙오자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복잡한 현대생활 속에서 점차 개인적이고 고립되어가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소통을 확대하고, 사회적 인맥을 넓혀가는 데 주안점을 두고 출발했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사회는 역설적이게도 인간과 인간사이의 소통부재를 더욱 심화시키고, 대화단절 등 부작용도 만만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요즘은 지인들과 만나는 자리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대화를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SNS서비스로는 얼굴한번 본적 없는 사람들과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주고받으며, 시도때도 없이 날아드는 메시지에 응답하느라 상대에 대한 집중이나 진지한 대화는 오히려 부족해진 것이 현실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 폰 등을 통해 접속해 대화하다 보면, 직접 만난 느낌이 들어 굳이 따로 만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른바 '스마트 아일랜드족'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소통의 확대와 인맥형성, 정보공유라는 혁명적인 네트워크서비스가 오히려 사람들을 더욱더 고립시키고 중독시킬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심각하고 위험스런 일이다.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재미삼아 해 본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거대한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전 세계인의 우상으로 떠오른 한 젊은이의 성공과 업적에 대해 평가절하 하거나 폄하하자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다만 소통과 인간관계라는 측면에 있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모두 중요하며, 병행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주변으로 새로운 봄꽃이 하나 둘씩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사이버공간 밖에 있는 세상에는 사이버공간 못지않은 아름다움과 즐거움이 가득하다. 또 우리들의 실생활 주변에는 소홀히 할 수 없는 가족, 친구, 선생님 등 소중한 대상과 존재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다. 해마다 봄이면 피어나는 꽃 하나를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는 마음과 너그러움 역시, 이런저런 이유로 사이버공간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일보다 가치있고 소중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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