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사이 태양왕 루이 14세가 추는 고전발레를 담은 '왕의 춤'(2001), 발레스쿨 아이들의 이야기 '열정의 무대'(2000), 탄광촌 소년의 발레 열정을 그린 '빌리 엘리어트'(2000), 미하일 바리시니코프의 탈출기 '백야'(1985), 발레영화의 정석 '지젤'(1987), 여기에 발레와 힙합의 이중주 '스텝업'(2006) 등 기억에 남는 작품들이 숱하다.
'마오의 라스트 댄서'는 이 발레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가난한 소년이 예술 세계에 눈을 뜨는 전반부는 '빌리 엘리어트'를, 발레에 대한 열망과 이념 사이에서 갈등하는 후반부는 '백야'를 연상시킨다.
동양인 최초로 휴스턴 발레단에 입단한 리춘신의 자서전을 바탕으로, 평범한 시골 소년이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기까지의 성공 스토리를 그린다. 영국 버밍햄 로열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인 츠차오가 리춘신을 연기했다.
중국에 두고 온 가족과 발레에 대한 꿈과 열정 사이에서 예술가로서의 치열한 고뇌보다는 그의 성공담, 보여주기로서의 발레에 집중한다. 요한 스트라우스의 '박쥐',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돈키호테', '백조의 호수' 등의 발레공연 장면은 짧아서 아쉽긴 하지만 눈은 즐겁다. 세계 최고의 무용수들을 만나는 건 보너스.
/안순택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