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형 목원대 무역학과 교수 |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FTA를 통한 우리나라의 교역비중은 여전히 15% 수준으로 세계 평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관세장벽이 여전히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 FTA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적극적인 FTA의 추진은 우리 기업에 우호적인 무역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요건이다. 더구나 최근의 FTA는 전통적인 관세 철폐의 문제를 넘어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무역구제제도 등으로 협정의 대상범위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확산일로의 FTA에 대응한 대전 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최근 지역별 수출현황을 따르면 대전은 2000년 8만3700만달러(0.5%)에서 2009년 28만5100만달러(0.8%)로 수출비중이 0.3%포인트 증가했고 수출은 평균 26.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내수시장만으로는 경제변화에 민감한 중소기업의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역 중소기업에 있어 수출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의 대상으로 내수기업은 적극적인 수출기업화를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고 수출선을 다변화해 생존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는 가격경쟁력 외에도 수요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제품개발과 마케팅 등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하는 힘든 과제임에는 틀림없지만, FTA는 지역 기업에 새로운 시장을 열어줄 가능성과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FTA를 활용한 가격경쟁력의 확보는 기업에 있어 수출화를 위한 매력적인 전략이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 상공회의소를 중심으로 한 '대전 FTA 활용 지원센터'나 'FTA 포털 사이트'와 같은 다양한 기업 지원서비스는 FTA 전문 인력과 정보가 부족한 지역 중소기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업의 입장에서 보다 현실적인 대응과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우선 한-미 FTA, 한-EU FTA 등 발효예정인 FTA와 연계한 지역산업의 체질분석을 통해 품목별·기업별 FTA 대응 및 활용전략의 수립이 시급하다. 대전 전체 수출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5대 수출주력품목 외에도 냉방기 및 무선통신기기부품 등 최근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 품목을 중심으로 FTA 시행 효과를 분석하고 수출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맞춤형 표준 프로세스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한편 주요 수입품목에 대해서는 기계류부품, 정밀화학원료, 자동차부품 등 FTA를 통한 관세절감효과가 큰 품목을 중심으로 시장다변화 등 FTA를 활용한 무역역조 개선방안이 시행되어야 한다. 특히 중장기적으로 추진이 검토되고 있는 한중 FTA는 업종별 득실이 극명히 갈리는 분야인 동시에 대전 수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중국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예즉립(事豫則立)의 정신으로 보다 면밀한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역대학과 연계한 FTA 전문인재의 육성과 배출을 통해 지역 기업의 FTA 핵심 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최근 한 수출기업이 가공수산물의 '품목별 인증수출'을 활용하여 가격경쟁력을 극복한 사례에서도 드러나듯이 FTA의 활용은 결국 기업의 몫이다. FTA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 기업에 공급하는 것은 대전 기업이 FTA를 새로운 수출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적 기반을 만들어 가는 것일 것이다.
무릇 기회가 보장된 위기는 화중지병이 될 공산이 큰 법이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원리 속에서 기업가의 혁신은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더욱 빛나는 것이다. 바야흐로 FTA 시대에 기업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준비는 대전 기업의 변화와 성공의 싹이 될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