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연극제의 전초전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지역 극단들의 톡톡 튀는 창작극을 감상할 수 있다.
'목척교' 추억이 숨쉬는 곳에서 열리는 야외공연, 마임과 몸짓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시민들에게 선보임으로써 작품성을 검증받고, 즐거움과 재미를 더한다.
지역 연극계의 큰 행사인 '제20회 대전연극제'는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4일간 연정국악문화회관에서 개최된다. 참가작은 모두 4편으로 2010년 이후 대전에서 창작된 작품으로 경연을 펼치게 된다. 더욱이 흥미로운 점은 참가작 중 2개 작품이 '대전창작희곡' 공모를 통해 당선된 작품이란 것.
▲날개(극단 금강, 28일 오후 4시·7시)=2010년 대상 수상작으로 지역 연극배우인 이용운이 극작했으며, 공연 도중 귀에 익숙한 지명이 등장해 친근감을 더한다.
날개는 인생의 동반자이지만 마찰을 일으키기 쉬운 부부의 모습을 그렸다. 속도위반으로 결혼했지만, 아이가 유산되어 갈등을 겪는 김대만·박한별 부부, 박사 남편이지만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유일한·나현정 부부, 노숙생활의 달인 고상호·황사혜 부부. 이렇게 서로 다른 세부부는 현실 속에서 충돌하지만 결국은 서로의 존재가 자신의 인생에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버지의 고향을 찾아가기 위해 사선을 넘어 드디어 정글뉴스에 도착한 미향은 돈을 챙기려는 미스리에 의해서 남한으로 가기 위한 절차들이 지연되고 있다. 정글뉴스에는 다양한 여행 목적을 가진 손님들이 도착한다.
▲마주치는 눈빛이 무엇을 말하는지(극단 놀자, 30일 오후 4시·7시 30분)=친누나를 사랑한 '중민'이라는 사내. 그는 죽은 누나의 아들인 선학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시골에 살고 있다.
그 앞에 몇 년간 집을 떠났던 선학의 친동생 유리가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직업으로 가진 여자 진아와 함께 돌아온다. 하지만, 이들은 꺼내기 두려운 과거를 지니고 있다.
누나인 유리의 엄마를 사랑한 외삼촌 중민. 그 사랑 때문에 유리의 엄마와 아빠는 참혹한 죽음을 맞았었기 때문이다.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엄마를 닮은 유리를 보며 중민의 사랑은 누나의 딸인 유리에게 그 사랑이 옮겨가게 되는데….
▲하이옌(극단 떼아뜨르 고도, 5월 1일 오후 4시·7시 30분)=2009년 제1회 대전창작희곡 대상 수상작으로 한 남자가 어느 날 사라진 외국인 아내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남편은 외국인 신부와 결혼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편견 어린 시선을 받고, 아내 하이옌은 기침을 많이 한다는 이유만으로 바이러스 보균자라며 갑작스럽게 격리 수용된다.
부부는 잘못한 것이 없다. 하지만 사회는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부부의 행복을 짓밟는다. 개인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지는 상황을 통해 현시대를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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