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리면 '희망의 봄' 온다
▲ 류인석 수필가 |
해방시대, 전쟁시대, 산업시대, 세계화 시대, 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 정신적 가치관과 물질적 가치관의 범주를 쉼 없이 넘나드는 세태의 흐름도 급속하게 변화를 거듭했다. 그때마다 우리가 체험한 환절기적 현상은 수도 없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우리들 생활환경이 모두 그렇다. 과거를 벗어나 미래로 가기위한 세태의 접점에서 형성되는 게 바로 환절기적 현상이다. 4·27보선현장에서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는 표심갈등 현상들도 모두 집권욕심에 사로잡힌 여당 야당의 정치적 사고가 교차하는 환절기적 현상들이다.
우리가 헐벗고 배고프던 시절을 벗어난 지가 얼마나 됐나? 어느 날 갑자기 배부르고 등 따스해 지니, 너나없이 삶의 가치관이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반세기에 불과한 짧은 기간 내에 이루어낸 압축 성장과정이 빚은 결과다. 위선이 진실이라고 우기고, 부정이 정의라고 우기고, 변칙이 원칙이라고 우기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헐벗고 배고픔 속에서도 오늘을 이룩한 주역들을 몰아낸 채, 등 돌리고 앉아 조소만 날리던 이단세력들이 주체인양 행세를 하고 있다. 현실정치 행태가 그렇고, 현실사회 행태가 그렇다. 상부상조하던 미풍양속이 없어졌다. 심지어는 “네 불행이 내 행복이 되고, 내 행복이 네 불행”으로까지 비약했다. 사회학자들은 겨울에서 봄으로 변화하는 환절기처럼 구시대에서 신시대로 진화하는 세태의 현실이 바로 환절기 현상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동안 파란만장한 환절기적 역사를 겪었다. 전란기역사의 폐허 속에서도 경제규모가 세계열강반열에 올라섰다. 국격(國格)역시 세계정상 20개주요국(G20)대열에 들어섰다.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독립투쟁의 시기도 겪었고, 민족상잔의 처절했던 전쟁 속에서 피비린내 나는 호국투쟁의 세월도 겪었다. 그뿐인가. 좌파의 주역들이 민주투사로 둔갑해서 통일이란 미명을 앞세워 북한 공산당과 연방정부를 구상하며 집권 100년을 장담하던 대물림 좌파정권의 용공정치도 체험했다.
통치체제가 바뀌고 좌우이념이 넘나드는 과정에서 민생의 가치관인들 온전할 수가 있겠는가. 국가관, 역사관, 교육관 등 모든 가치관들이 탁류에 밀려난 듯 혼돈현상을 맞고 있다. 보수 세력과 진보세력이 갈라서고, 노소상하계층이 갈등하고, 학연·지연 등이 충돌로 표출되고 있다. 지금도 좌파집단들의 반민주적 반국가적 행동은 곳곳에서 끊임없이 사회혼란을 충동질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작은 갈등이 큰 갈등을 낳고, 다시 다른 갈등과 어우러져 복합갈등으로 진화되고 있는 게 바로 이 봄에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환절기적 현상이다.
최근엔 또 대통령 공약불신 갈등까지 연발, 가세하면서 사회적 환절기 현상은 더욱 특이해지고 있다. 사회적 불안을 중재하던 종교단체마저 갈등의 당사자로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시대적 환절기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엔 역겹다. 종교단체가 정치단체와 유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것 역시 종교적 이익과 세속적 이익이 뒤섞이고 있는 환절기적 현상이다. 정치와 종교가 가야할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환절기현상은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다.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이 오는 것은 순리고 철칙이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환절기는 물러가고, 미래의 초록을 기약하는 희망의 봄은 반드시 온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