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인석]환절기의 사색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류인석]환절기의 사색

[시사에세이]류인석 수필가

  • 승인 2011-04-25 14:21
  • 신문게재 2011-04-26 20면
  • 류인석 수필가류인석 수필가
4·27현장 표심갈등 환절기적 현상
조금만 기다리면 '희망의 봄' 온다

▲ 류인석 수필가
▲ 류인석 수필가
온갖 생명들은 벌써 새싹을 내놓고 꽃을 피웠다. 아무리 동장군의 위세가 거칠어도 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며칠 전까지만해도 우리는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혼돈의 시기, 환절기를 체험했다. 황사바람이 몰고 다니는 꽃샘추위까지도 겪어야 했다. 죽음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바뀌는 역사가 어찌 순탄할 수만 있을까. 이처럼 미래로 달리는 세월의 이치에도 반드시 평탄치 못한 요철의 순리가 존재하듯, 세월 따라 변천하는 인간역사에도 흥망성쇠는 무상할 수밖에 없다. 환절기 현상은 변화의 과정이다.

해방시대, 전쟁시대, 산업시대, 세계화 시대, 민주화시대를 거치면서 정신적 가치관과 물질적 가치관의 범주를 쉼 없이 넘나드는 세태의 흐름도 급속하게 변화를 거듭했다. 그때마다 우리가 체험한 환절기적 현상은 수도 없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우리들 생활환경이 모두 그렇다. 과거를 벗어나 미래로 가기위한 세태의 접점에서 형성되는 게 바로 환절기적 현상이다. 4·27보선현장에서 각양각색으로 나타나고 있는 표심갈등 현상들도 모두 집권욕심에 사로잡힌 여당 야당의 정치적 사고가 교차하는 환절기적 현상들이다.

우리가 헐벗고 배고프던 시절을 벗어난 지가 얼마나 됐나? 어느 날 갑자기 배부르고 등 따스해 지니, 너나없이 삶의 가치관이 급속도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반세기에 불과한 짧은 기간 내에 이루어낸 압축 성장과정이 빚은 결과다. 위선이 진실이라고 우기고, 부정이 정의라고 우기고, 변칙이 원칙이라고 우기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헐벗고 배고픔 속에서도 오늘을 이룩한 주역들을 몰아낸 채, 등 돌리고 앉아 조소만 날리던 이단세력들이 주체인양 행세를 하고 있다. 현실정치 행태가 그렇고, 현실사회 행태가 그렇다. 상부상조하던 미풍양속이 없어졌다. 심지어는 “네 불행이 내 행복이 되고, 내 행복이 네 불행”으로까지 비약했다. 사회학자들은 겨울에서 봄으로 변화하는 환절기처럼 구시대에서 신시대로 진화하는 세태의 현실이 바로 환절기 현상과 같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동안 파란만장한 환절기적 역사를 겪었다. 전란기역사의 폐허 속에서도 경제규모가 세계열강반열에 올라섰다. 국격(國格)역시 세계정상 20개주요국(G20)대열에 들어섰다. 일제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독립투쟁의 시기도 겪었고, 민족상잔의 처절했던 전쟁 속에서 피비린내 나는 호국투쟁의 세월도 겪었다. 그뿐인가. 좌파의 주역들이 민주투사로 둔갑해서 통일이란 미명을 앞세워 북한 공산당과 연방정부를 구상하며 집권 100년을 장담하던 대물림 좌파정권의 용공정치도 체험했다.

통치체제가 바뀌고 좌우이념이 넘나드는 과정에서 민생의 가치관인들 온전할 수가 있겠는가. 국가관, 역사관, 교육관 등 모든 가치관들이 탁류에 밀려난 듯 혼돈현상을 맞고 있다. 보수 세력과 진보세력이 갈라서고, 노소상하계층이 갈등하고, 학연·지연 등이 충돌로 표출되고 있다. 지금도 좌파집단들의 반민주적 반국가적 행동은 곳곳에서 끊임없이 사회혼란을 충동질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작은 갈등이 큰 갈등을 낳고, 다시 다른 갈등과 어우러져 복합갈등으로 진화되고 있는 게 바로 이 봄에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환절기적 현상이다.

최근엔 또 대통령 공약불신 갈등까지 연발, 가세하면서 사회적 환절기 현상은 더욱 특이해지고 있다. 사회적 불안을 중재하던 종교단체마저 갈등의 당사자로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시대적 환절기 현상이라고 치부하기엔 역겹다. 종교단체가 정치단체와 유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이것 역시 종교적 이익과 세속적 이익이 뒤섞이고 있는 환절기적 현상이다. 정치와 종교가 가야할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환절기현상은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다. 겨울이 가면 반드시 봄이 오는 것은 순리고 철칙이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환절기는 물러가고, 미래의 초록을 기약하는 희망의 봄은 반드시 온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