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국토순례 모습. |
예나 지금이나 학교 현장에서 가장 어려운 것을 꼽으라치면 학력과 인성일 것이다. 흔히들 두 마리 토끼에 비유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력을 끌어올리고 바른품성을 함양할 수 있는지 교사는 교사대로, 부모는 부모대로, 또 학생은 학생대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이런 관계로 학교마다 특성에 맞는 학력증진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는 것은 당연하고, 미래사회의 주인공으로서 감성과 덕성을 갖추는 인성 프로그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같은 물도 젖소가 먹으면 우유가 되어 생명을 살리지만 독사가 먹으면 독이 되어 다른 생명을 해치는 무서운 무기가 된다'며 학생들에게 바람직한 자아실현을 강조하고 있는 정안중학교(교장 김양선)의 참사랑 교육현장을 찾아 충남교육계의 화두인 바른품성 5운동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 치매노인 목욕봉사 모습. |
학교는 월별로 칭찬 통계를 내서 학기별로 시상과 격려로 칭찬문화가 더욱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도한다. 그 결과 친구간 수용과 인정의 긍정적인 문화가 조성됨은 물론 자기 칭찬활동으로 긍정적인 피그말리온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학생들은 자아정체성 함양과 다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하는 등 칭찬의 힘을 실감하고 있다.
이밖에 이 학교는 소인수 학급의 가족적인 특징을 살려 칭찬 롤링페이퍼로 서로를 격려하고 인정하는 활동을 실시해 서로를 교감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갖기도 한다.
▲민주주의의 꽃-질서지키기=이 학교의 질서테마는 바르게 살기 동아리인 RCY(청소년 적십자연맹)와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생이 자기 주도적으로 바른생활 질서문화를 조성하고 있다. 자전거 통학과 도보, 대중교통 이용으로 혼잡한 등굣길에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교통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자칫 어수선하기 쉬운 급식시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줄서기와 학년별 순서지키기로 안정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한다.
뿐만아니라 학교행사를 위해 강당으로 이동할 때도 바른생활 동아리가 중심이 되어 강당자리 배치와 줄서기를 지도하는 등 민주적인 생활자세를 습관화하고 있다. 아울러 화재발생이라는 비상대피 모의훈련을 통해 위기상황에서의 질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면서 생활속에서 질서에 대한 경각심과 습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인간의 향기-공경의 생활화=이 학교의 공경하기 테마는 한마디로 반포지효(反哺之孝)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반포지효는 어미에게 되먹이는 까마귀의 효성이라는 뜻으로, 어버이의 은혜에 대한 자식의 지극한 효도를 뜻하는 말이다. 미물인 까마귀도 제 생명을 준 어미를 봉양할진대 인간은 오죽할까? 그 대답에는 설명이 필요없다. 정안중 학생들은 반포지효를 가슴에 새기며 공경의 근본은 가정에서부터 싹터오도록 지도하며 경로효친의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자매결연을 맺은 인근 경로회관을 수시로 찾는 정안중 학생들은 회관 청소일과 정리,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안마 및 말벗해드리기 등 어른 공경은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때때로 주변 독거노인과 경로회관 어르신을 학교로 초청, 경로어울림 한마당 잔치를 벌일때면 학부모 봉사단도 함께해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재미는 어른들에 대한 공경의 의미 이상이다.
▲가시고기사랑-나눔·봉사활동=새끼를 위해 자기를 희생하는 가시고기처럼 정안중의 나눔ㆍ봉사활동은 한마디로 가시고기에 비유할 수 있다. 지난 2009년부터 전교생과 학부모 봉사단, 교직원 등 모두 8개의 모둠으로 편성한 이 학교의 '가시고기 봉사단'은 교육공동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하는 사랑나눔의 모델이다. 이웃을 위해 먼저 배려하고 헌신하자는 의미에서 이름지은 '가시고기 봉사단'은 정안면 내에 있는 독거노인과 노인치매요양병원 등과 결연해 행복한 동행봉사를 실시한다.
노인치매병원을 찾아 가족도 없이 질병속에 외롭게 노년을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나눌 수 있음을 오히려 고마워하는 정안중 학생들은 진정한 가시고기들이다.
▲나라사랑의 큰나무=지난 2008년부터 전교생을 청소년 단체에 가입시켜 1학생 1단체 활동을 하고 있는 이 학교는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여와 리더십을 기르는데 주력하고 있다. 학교 인근의 계룡산을 등반하도록해 등산을 통한 인내와 극기심을 함양하는 가 하면 우리 국토의 소중함을 깨닫기 위해 지리산 국토순례 대행진에 참여해 호연지기를 배우고, 나라사랑의 큰나무가 될 수 있도록 학생들의 마음을 다잡는다.
● 정안중은?
1954년 12월에 개교한 정안중학교는 올해로 제56회 졸업생을 배출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비록 지금은 소규모 농촌학교지만 역대 졸업생들이 동창회 기금을 조성해 마련한 장학금은 거의 전교생에게 지원, 선ㆍ후배간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전교생 71명으로 3학급의 작은 학교지만 '쓸모있는 사람이 되자'는 교육지표를 통해 바람직한 자아실현을 이루고 있는 이 학교는 지난해 바른품성 5운동 충남 최우수교, 상담활동 우수교, 방과후학교활동 우수교, 교육정보화 우수교 등 학교교육에 있어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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