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이상 전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데다, 고객의 모든 정보가 담긴 원장(元帳)까지 훼손됐기 때문이다.
100% 피해보상을 비롯한 다양한 고객 달래기 노력이 원인 규명 등 시스템 불통에 대해 명쾌하지 않은 해명으로 인해 물거품이 되는 분위기다.
▲신용카드 결제 불통 여전=18일 농협에 따르면 전산 장애로 중지됐던 업무 대부분이 복구됐다.
하지만, 카드부문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우선, 우리채움카드 가맹점 결제 대금 업무와 카드 발급, 재신고, 재발급 업무가 안 된다. 청구서를 비롯해 모바일 현금서비스 등도 마찬가지다.
540만명에 달하는 농협카드 회원의 입금이 지연되고 있는 카드대금은 7만3500건, 577억7800만원이다. 회원들은 카드 사용 청구서도 못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관 농협 전무이사는 “카드업무는 장애시스템 정상화 중 거래내역의 일부 손실이 확인돼 백업데이터를 이용해 복원하는데 장시간이 소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장 복구했다는데… '글쎄'=농협의 신용카드 복구작업이 지연되는 건 거래와 관련한 내역이 기록된 원장이 훼손됐기 때문이다.
원장이 훼손돼 일일이 수작업 등을 통해 데이터를 입력하기에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카드 거래내역에는 고객의 구매현황과 현금서비스를 비롯한 청구내역, 마일리지 등의 데이터가 담겨 있다.
카드거래는 중계 서버에 임시로 저장했다가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원장서버에 저장되는 구조지만, 이번 사고로 중계서버가 훼손되면서 카드 거래내역이 사라진 것이다. 말 그대로, '호적등본이 없어진 격'이다.
한 고객은 “고객 정보에 대한 훼손은 없다고 했지만, 들통난 후에 다 복구했다고 하면 누가 믿겠느냐”고 말했다.
▲경제적 피해 100% 보상=농협은 100% 보상을 강조했다.
피해보상 요구 민원은 피해 금액에 따라 50만원 이하는 영업점에서, 50만원 이상은 중앙본부에서 심사해 보상하고 있다.
또 전산장애와 관련해 발생한 연체이자, 이체 수수료 등은 민원 접수와 관계없이 100% 보상하고, 전산장애로 인해 발생한 신용불량정보는 다른 금융기관과 협의를 통해 삭제를 요청하기로 했다.
농협 관계자는 “대부분 복구가 완료됐고, 카드 고객정보 원장도 정상화됐다”며 “카드 등 복구되지 않은 시스템도 오는 22일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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