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모진 행동을 한 원인은 따져보면 성적에 따른 등록금 차등 정책이었다. 이 정책은 학생들끼리 치열한 경쟁으로카이스트를 세계 명문으로 우뚝 솟게 하려는 서남표 총장의 의도였을 것이다. 의도는 좋지만, 대학은 어디까지나 상대평가로 모두가 아무리 열심히 공부를 한다한들 결국 1등과 꼴찌는 나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카이스트는 대한민국 이공계 천재들의 집합소라 할 만큼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이 간 곳이다. 그런곳에서 경쟁을 안시켜도 저절로 될텐데 굳이 성적으로 등록금 차별을 할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남긴다.
자살한 학생들 입장에서는 고3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는데 내 성적은 왜 이런가 실망스러웠을텐데, 타 학생들보다 등록금을 더 내야하는 열등감까지 더해져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 생각된다. '대한민국은 경쟁으로 인해 50년만에 한강의 기적을 일군 것이다'라며 경쟁을 좋게만 포장했지만, 그것이 결국 학생들을 죽인 것이다. 이 같은 사건은 비단 카이스트에서만 일어나란 법이 없다. 지금 대한민국 전체가 치열한 경쟁사회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서남표 총장이 사퇴압력을 받으며 시정발표까지 한 지금 경쟁, 경쟁만을 외치고 있는 대한민국에 이젠 변화가 있어야 한다. 적어도 경쟁으로 인한 경제적 비참함에 자살까지 몰고가는 잔인한 사건이 다시는 안 생겼으면 한다. /김우겸·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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