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제봉 전 국제로타리 3680지구 총재 |
급기야 K군의 부모는 거의 중독 상태에 빠져있는 자식을 구한다는 생각으로 한국청소년상담기구인 '인터넷 중독 치료학교'에 보냈다. K군은 이 학교에 온 이후 꾸준한 상담 치료와 가족의 적극적인 협조로 인터넷 중독에서 거의 벗어날 수가 있었다.
물론 오늘날 인터넷 중독이 K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행정안전부가 최근 발표한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률이 성인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고, 초등학생의 인터넷 중독률은 0.7%포인트 증가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임을 잘 알 수가 있다.
이러한 중독 증세를 심각하게 드러낸 최근의 두 사건에서 보면, 지난해 3월에는 온라인게임 중독으로 생후 3개월 된 딸을 방치해 굶겨 죽인 김모씨 부부가 있었다. 비정의 김씨 부부는 매일 밤 PC방에서 롤플레잉게임을 즐겼고 현실과는 달리 온라인상에서는 소녀를 정성들여 양육한 것으로 알려져 이중성을 드러냈다. 또한 게임에 중독된 중학교 3학년생이 컴퓨터게임을 하지 못하게 말리는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더욱 큰 충격을 던져 주어 인터넷 게임중독이 천륜도 파괴하는 무서운 사회적 질병임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행안부의 분석대로라면 전체 초등학생 중 38%가 입학 전부터 인터넷을 이용한다고 응답해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생겨난 결과로 볼 수 있다.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핵가족화와 맞벌이 가정의 증가에 있다. 집에 홀로 남겨진 아이는 아무런 제약 없이 인터넷에 빠져든다. 막상 부모가 자녀에게서 이상 신호를 느꼈을 때는 이미 한발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뒤늦게나마 컴퓨터를 하지 못하도록 반강제적인 조치를 취하지만 오히려 갈등이 심화되기만 한다.
인터넷 중독도 다른 중독 증상과 마찬가지로 내성과 금단현상이 있어 억지로 제재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난다. 알코올 의존증을 집에서 치료할 수 없듯이 인터넷 중독 치료도 부모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중독 증상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우리 아이가 설마' 하는 생각으로 방치하기보다는 아이에게 나타나는 증상을 빨리 인정하고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등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제도 차원의 접근이 그래서 중요하다.
인터넷 중독은 개인 또는 가정의 손실뿐만 아니라 사회적 손실을 동반한다. 정부도 고심해서 여러 정책을 펼친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상담원이 함께 운영하는 '인터넷 중독 치료학교'는 11박 12일 동안 무료로 합숙을 하는 기숙형 프로그램으로 상담 및 대안활동과 가족 관계 및 대인 관계 개선을 위한 활동 등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심리치료와 부모교육을 통해 인터넷 중독에서 최대한 벗어나도록 관리한다.
여성가족부는 2007년부터 인터넷 게임중독 고위험 청소년을 위한 특화 치료 프로그램인 '청소년 인터넷중독 기숙치료학교인 레스큐 스쿨(Rescue School)을 운영해 왔으며 레스큐 스쿨은 심각한 인터넷중독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문상담가의 전문적인 개인 상담과 집단상담, 임상심리전문가의 심리상태 진단 및 평가, 수련활동 전문가들이 직접 진행하는 대안활동 등을 결합한 기숙 형 치료 프로그램으로 전국을 7개 권역별로 구분하여 진행 중에 있다.
인터넷 중독은 연령층이 어릴수록 또한 조기 발견할수록 치유효과가 높아진다고 한다. 개방적인 대화시간이나 즐거운 대안활동이 많을수록 인터넷에 몰두하는 경향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자기 자녀들이 더욱 깊은 게임수렁에 빠져들기 전에 자신의 자식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가장 효과적인 사전 예방 방법은 청소년이 인터넷보다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만족감을 얻는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함을 새삼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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