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비한 로봇세상 체험전을 찾은 많은 꼬마 관람객들이 나란히 앉아서 마술사가 진행하는 마술쇼를 구경하고 있다./김상구 기자 |
“아빠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로봇들이 더 멋있게 생긴 것 같아요.” - 중구 태평동 하민선(8) 어린이.
“요즘의 로봇들은 정의와 평화 수호자보다는 청소와 방범, 여가 등 일상생활의 동반자 같습니다.” - 하군의 아버지 하정만(42) 씨.
'신기한 로봇세상 체험전'이 부모와 자녀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세대공감' 전시회로 주목받고 있다.
부모세대에 로봇은 출중한 외모와 강력한 힘으로 정의와 평화를 수호하는 동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부모세대의 로봇은 만화 속에서만 존재했지, 현실에서 함께 할 수 없었다.
반면,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자녀세대의 로봇은 다르다.
정의와 평화의 수호자보다는 친근한 외모와 친숙한 말솜씨를 갖춘 동반자다. 물론, 더이상 만화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
중도일보 창간 60주년 기념으로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리는 체험전에 부모와 자녀 등 가족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런 매력 덕분이다.
실제, 로봇체험전에는 자녀 못지않게 부모를 위한 공간이 적지 않다.
어린 시절 최고의 우상이던 마징가에서부터 태권브이, 건담, 아톰, 철인 28호 등 과거 한 시절을 누볐던 로봇들이 옛 친구들을 반갑게 반긴다.
전시 공간 곳곳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만화 속 장면들은 훌쩍 커 버린 부모들을 동심의 세계로 젖어들게 한다.
노은동에서 온 민충식(39) 씨는 “마징가와 태권브이에다 철인 28호 등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친구들을 만나니 옛날 생각이 나서 좋았다. 아이보다 우리를 위한 전시회 같다”고 말했다.
부모와 달리, 자녀의 관심은 온통 '움직이는 로봇'뿐이다.
관람객을 처음 맞는 노래하는 로봇, '에버'가 뽑는 한 곡조를 듣고 대화까지 나누면 한껏 들뜬다.
곧바로, '소녀시대'의 노래에 맞춰 춤추는 댄스 로봇들을 만나고, ETRI의 '에트로'와는 감정까지 교환한다.
게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안내와 방범, 서빙 전문 로봇들을 보는 순간, 자녀들에게 더이상 로봇은 강철 덩이가 아니다.
신기하고 궁금해 친해지고 싶은 친구이지, 존재 이유가 정의와 평화였던 부모 세대의 로봇이 아니다.
아빠, 엄마와 함께 청주에서 온 송보람(5) 어린이는 “아빠가 좋아하는 로봇은 멋있지만, 움직이지 않아 재미가 없다. 근데, 다른 애들(첨단 로봇)은 말을 잘 들어서 좋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