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출금 등 거래 비중이 높은 부분을 우선적으로 복구하면서 시스템이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랐지만, 여전히 일부 서비스가 안돼 당분간 고객들의 불편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산 마비로 인한 피해보상 요구가 빗발쳐 보상 과정에서도 적잖은 마찰이 예고되고 있다.
17일 농협에 따르면, 농협 직원들은 복구 작업에 매달린 결과, 지난 16일 기준으로 입금과 송금 등 대부분의 거래가 정상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서비스는 불통이다.
현재, 인터넷뱅킹을 통한 카드 결제와 저축성 상품의 신규 거래, 카드대출 등의 서비스는 정상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고객들이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를 우선순위에 두고 복구 작업을 하고 있어 일부는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며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인터넷뱅킹 등의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곳곳에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 고객은 “정상화됐다고 했는데, 지금도 늦어지거나 갑자기 다운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고 불평했다.
마비 사태를 겪으면서 업무가 중단됐다가 복구돼 일시에 많은 고객이 접속해서 서버에 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라는 게 농협의 해명이다.
농협 관계자는 “거래량 폭주로 인한 일시적 장애”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현재, 전산 마비에 따른 공식적인 피해보상 요구가 900여건에 달했다. 고객 항의는 30만건에 육박할 정도로, 농협의 전산 마비 사태 파장이 걷잡을 수 없다.
특히, 피해 보상과정에서 고객들이 피해를 직접 입증해야 하는 경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향후 적잖은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사태와 관련,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18일부터 공동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검찰도 내부 직원의 소행에 무게를 두고 사무실 CCTV와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허술한 보안의식과 제도 미비 등 총체적인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며 “최근 일련금융권의 IT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종합관리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은 오는 24일까지 인터넷 뱅킹, 텔레뱅킹, 모바일뱅킹, 스마트폰뱅킹 등 e뱅킹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했다. 타행카드 거래 고객을 제외한 자동화기기(ATM) 출금과 이체거래 수수료도 면제키로 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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