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희 금산부군수 |
그도 그럴것이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지금은 온 세계를 요동치게 만든 대재앙으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기 때문에 어느 해 봄보다 더욱 기다려졌나 보다.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45분 일본 미야기현과 이와테현 등 동북부 지역에서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라는 9.0리히터의 강진이 발생했으며, 설상가상으로 태평양 해안에서 최대 20m 높이의 초대형 쓰나미가 일본 동북부 전 지역을 초토화 시켜 비공식 사망자와 실종자가 수만명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공포에 빠져든 일본 열도의 모습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은 인간의 위대한 문명이 한낮 유리처럼 부서지는 무기력함에 치를 떨었다.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었던 대지진과 거대한 해일의 공포가 가시기도 전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1~4호기가 연쇄적으로 폭발을 일으키면서 온 세계가 들끓고 있다.
이는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로 43만명이 암, 기형아출산 등 각종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상초유의 결과를 초래했던 뼈아픈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원전폭발 사고가 발생하면 세슘 등의 다양한 종류의 방사능 물질이 대기 중으로 방출되며, 방사능에 노출되면 정신장애뿐만 아니라, 백혈구감소, 구토, 탈모, 손이 붉어지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 급성효과와 백혈병, 재생불량성빈혈, 유전적장애와 각종 암을 유발시키는 만성효과가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본의 태도다. 자국민과 거주 중인 외국인들이 방사능 피폭의 위험에 놓였는데도 원전붕괴 후 일련의 과정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상당수의 피폭자가 발생하는 위험을 초래하며 일본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일본 원전의 위험성이 수년전부터 경고되어 왔던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일본법원이 동부지역 원전 폐쇄명령까지 내렸는데도 이를 일본정부가 묵살해 위기를 자초했다는 사실이다. 일본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과 초대형 해일로 인한 대형 참사, 그리고 원전사고, 단순한 자연재해일까?
그동안 일본 정부가 추진한 핵 경쟁과 신자유주의 정책 그리고 간 나오토 정부의 안이하고 무능한 대처가 만들어낸 분명한 인재인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이 최근 방사능물질 오염수 1만1500t 가량을 방류하면서 인접국에 대한 사전 연락이 없었음에 대해 우리 국민은 일본의 오만함과 분노를 느끼는 반면, 우리 정부의 안이함과 무능함을 인식하면서 국력 신장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한다.
철옹성 같다던 일본 원전이 무너졌다. 지진에 문제없다던 그 일본이 성난 자연재해 앞에서 종이조각처럼 맥없이 무너져 버렸다. 예외의 경우라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지진과 해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의 원전은 현재 13기가 가동되고 있고, 27기는 건설중에 있으며, 2020년까지 50기를 더 건설한다고 한다. 대부분이 우리 서해안과 마주보고 있어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능이 한반도로 날아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 또한 원전 보유 실태는 비상 상황이다. 원전 21개의 핵폐기물 임시 저장조가 꽉 차가고 있어 핵폐기물 처리에 비상이 걸려있는 실정이다.
핵폐기물 저장용량은 1만4791t이며 이중 1만761t(72.8%) 가량이 차있어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자력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만큼 우리를 위협하는 변수들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 형성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최근들어 지구 곳곳에서 감당키 어려운 재해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혹시 신의 영역에 겁 없이 침범한 인간들의 무모한 오만함에 대한 경고는 아닌지 진지한 질책을 해야 할 때인 듯 싶다.
한편 금산에서 조상대대로 살아온 대부분의 의식있는 군민들은 인삼의 면역력에 깊이 천착(穿鑿)한다. 이제는 금산인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새롭게 해볼 시기라고 생각한다.
신종플루, 구제역에 이어 방사능에 대한 면역 기능에 대해서도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이론 정립이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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