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유·무형의 피해가 만만치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상 과정에서의 후폭풍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전산시스템이 일부 복구돼 전산장애 20시간여만에 일부 거래가 재개됐다. 농협 창구에서 가능한 거래는 창구 입·출금과 예·적금 거래, 여신 상환, 타행 송금을 포함한 무통장입금, 외화환전, 농협카드로 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 입·출금, 주택청약, 신용카드로 통장 출금 등이다.
하지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뱅킹과 폰뱅킹, 자동화기기 등은 여전히 불통으로 정상화 여부는 미지수다.
▲전산 장애원인 규명못해=문제는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고 발생 첫날인 지난 12일, 농협은 전산망 보수작업 중 발생한 문제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도, 전산상 문제가 생겨 직원들이 보수작업을 하던 중에 내부와 외부를 중계하는 운영파일이 삭제되면서 사태가 확산됐다고 했다.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정했고, 일부에서는 내부 직원이 고의로 파일을 삭제했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농협은 운영시스템(OS)을 다시 설치하고 있어 복구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고 있고, 기존 고객 정보가 유출되거나 손상되는 등의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 관계자는 “분명한 건 심각한 수준의 장애다. 가장 시급한 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는 것으로,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 항의 빗발=고객들은 계속된 전산 마비로 불편을 겪었고, 항의는 빗발쳤다. 대전·충남지역본부가 있는 중구 선화동지점과 대사동지점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직원들이 출근해 전산 장애로 인한 업무 중단을 알리는 공고문을 붙였다.
하지만, 고객들이 발길은 이어졌다.
특히, 장애 소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한 고령 노인들의 창구 방문이 이어졌고, 곳곳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각 지점에서 신분 확인 후 수기작업을 통해 입·출금 업무를 하면서 그나마 잦아졌지만, 항의는 계속됐다.
▲농협, 피해접수센터 설치=농협은 고객피해접수센터를 설치할 방침이다. 업무 특성상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상 문제를 놓고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고객이 직접 피해 과정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에서 논란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윤희진 기자 hee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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