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음을 사는 구단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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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음을 사는 구단 되길

  • 승인 2011-04-13 18:00
  • 신문게재 2011-04-14 14면
  • 강순욱 기자강순욱 기자
▲ 체육팀 강순욱
▲ 체육팀 강순욱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고 하지만 지금 야구계에서 한화 팬들이 바라보는 기아의 이범호 만큼 큰 떡이 있을까?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실패한 이범호였지만 국내에서는 기아 유니폼을 입은 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꼭 이범호 때문은 아니겠지만 2009년과 지난해 하위권에 머물던 기아의 팀타율이 현재 1위를 달리고 있고, 그 중심에서 이범호가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이범호는 현재 타점 1위(13점)에 올라 있다. 기아가 쌍수를 들어 환영할 만하다.

한화 팬들이 이제 와서 이범호를 더욱 크게 보는 것은 지금 한화의 방망이가 너무나 아쉽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이범호가 보여주는 맹활약은 한화 팬들로 하여금 '꽃범호' 시절의 향수를 잊지 못하게 하고 있다.

한화 팬들은 기아유니폼을 입고 대전구장에 선 이범호에게 야유로 서운함을 표현하면서도 '꽃범호라도 있었으면 그나마 나을 텐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심지어 '한화가 이범호를 잡지 못한 것이 큰 실수'라는 말도 서슴없이 했다.

얼마 전 이범호의 한 지인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범호가 '한화는 아직도 내가 한화 소속 선수인 줄 아는 것 같다'는 말을 하더라는 것이다. 이범호의 기아행이 돈 때문이라고 여겼던 팬들이 적지 않지만, 이 대목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어찌됐건 한화가 이범호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는 점이다.

일본생활의 실패를 맛본 이범호에게 '어차피 우리 팀에 올 선수'라는 뉘앙스와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뉘앙스는 과연 어떤 차이로 받아들여졌을까?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지만 요즘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한화와 타 구단의 트레이드설이 나도는 모양이다. 한화가 어떤 트레이드를 하건 데려올 선수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실수는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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