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걱정되는 대한민국의 고령화 문제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종찬]걱정되는 대한민국의 고령화 문제

[시론]박종찬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1-04-13 13:59
  • 신문게재 2011-04-14 21면
얼마 전 미국에 산부인과를 개업한 교포의사 한 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자연히 대화는 미국과 한국의 출산문화와 늙어가는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20년 전에 비해 출산율이 그다지 하락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종교적으로 낙태를 금지하는 가톨릭이 대부분인 멕시코 이민자 영향 때문이 아닌가 물어보았더니 백인들도 아이를 많이 낳는다고 한다. 그래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병원 운영은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은 인구의 고령화로 늙어가는 국가가 된 일본과 크게 대비된다. 필자의 견해로는 일본이 국제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이유는 인구 구조가 급속하게 고령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과 싸우기에도 벅찬 50대가 넘은 직장인들은 직장에 문제가 생기면 밤새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일찍 퇴근해 쉬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도요타 자동차의 문제와 소니의 국제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라고 본다. 더구나 이러한 고령화 현상이 일본에서는 개선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본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큰 문제다.

그래도 일본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최고의 국가 브랜드, 세계 최고의 자동차와 전자회사 등을 만들어 내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기술력을 갖춘 이후 고령화의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하여, 한국은 일본이 정점에 있을 때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국민소득, 낮은 국가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에 있는 상태에서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10년 후에는 지금의 일본과 유사한 인구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2009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10.7%를 넘어서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6년에는 전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파악하면 그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다가오는 고령화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이러한 사태가 현실화될 시점에 짐을 떠안게 되는 다음 세대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고령화 시대의 분석을 통해 인구 구조의 규모와 영향을 이해하고 관찰하면 미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인구 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은퇴연령을 늦춰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이민을 통해 젊은 노동 인구를 일정 수준 유지시키며 은퇴세대를 위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한다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으로부터 단순 저임금 노동자만을 공급받아 단기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이 미래의 건전한 인구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젊고 똑똑한 젊은이들을 흡수해 미래에 세금을 낼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만드는 정책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 세계적 패권국가로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개방되고 열린 이민정책을 통해 능력 있고 똑똑한 젊은 사람들을 한국, 중국, 인도, 동유럽 등 전 세계에서 받아들여 동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미국의 상류층이 가지 않는 공학과 자연과학 등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내면서 미국의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큰 고민거리가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따라서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이 고령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국민이 깨우쳐 주어야 할 시점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외출제한 명령 위반하고 오토바이 훔친 비행청소년 소년원행
  2. 상명대, 제25회 대한민국 반도체설계대전 'SK하이닉스상' 수상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제15회 시가 익어가는 마을 'ON마을축제'
  4. 충남대병원, 만성폐쇄성폐질환 적정성 평가 1등급
  5. 한국건강관리협회, 창립 60주년 6㎞ 걷기대회 개최
  1. 서구 소외계층 60가정에 밑반찬 봉사
  2. [날씨] 단풍 절정 앞두고 이번 주말 따뜻한 날씨 이어져
  3. 대전 노은지구대, 공동체 치안 위해 '찾아가는 간담회' 실시
  4. 샛별재가노인복지센터 생태로운 가을 나들이
  5.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헤드라인 뉴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 대전에 집결한다

내년 8월 국내 유망 중소기업들이 대전에 집결한다. 대전시는 '2025년 중소기업융합대전'개최지로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서 대회기를 이양받았다. 내년 대회는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중소기업융합대전'은 중소기업융합중앙회 주관으로 중소기업인들 간 업종 경계를 넘어 교류하는 것이 목적이다. 분야별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지역별 순회하는 화합 행사 성격도 띠고 있다. 2004년 중소기업 한마음대회로 시작해 2014년 정부 행사로 격상되었으며 2019년부터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으로 개최하고 있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