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사실은 인구의 고령화로 늙어가는 국가가 된 일본과 크게 대비된다. 필자의 견해로는 일본이 국제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나는 이유는 인구 구조가 급속하게 고령화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고혈압과 당뇨 등 성인병과 싸우기에도 벅찬 50대가 넘은 직장인들은 직장에 문제가 생기면 밤새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일찍 퇴근해 쉬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도요타 자동차의 문제와 소니의 국제경쟁력 약화의 원인이라고 본다. 더구나 이러한 고령화 현상이 일본에서는 개선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일본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드는 큰 문제다.
그래도 일본은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최고의 국가 브랜드, 세계 최고의 자동차와 전자회사 등을 만들어 내고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해낸 기술력을 갖춘 이후 고령화의 문제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비하여, 한국은 일본이 정점에 있을 때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 국민소득, 낮은 국가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수준에 있는 상태에서 인구의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어, 10년 후에는 지금의 일본과 유사한 인구구조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2009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이 10.7%를 넘어서서 이미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2026년에는 전 인구의 2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파악하면 그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문제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식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다가오는 고령화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이러한 사태가 현실화될 시점에 짐을 떠안게 되는 다음 세대들에게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우리가 고령화 시대의 분석을 통해 인구 구조의 규모와 영향을 이해하고 관찰하면 미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으며, 그러한 과정에서 인구 구조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은퇴연령을 늦춰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이민을 통해 젊은 노동 인구를 일정 수준 유지시키며 은퇴세대를 위한 충분한 재원을 확보한다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등으로부터 단순 저임금 노동자만을 공급받아 단기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이 미래의 건전한 인구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젊고 똑똑한 젊은이들을 흡수해 미래에 세금을 낼 수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 만드는 정책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미국이 세계적 패권국가로서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개방되고 열린 이민정책을 통해 능력 있고 똑똑한 젊은 사람들을 한국, 중국, 인도, 동유럽 등 전 세계에서 받아들여 동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미국의 상류층이 가지 않는 공학과 자연과학 등에서 세계적인 업적을 내면서 미국의 연구개발을 이끌고 있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국가나 사회적으로는 큰 고민거리가 되겠지만, 개인적으로 보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다. 따라서 국가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이 고령화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국민이 깨우쳐 주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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