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복 하늘문교회 담임목사 |
당장 우리의 생활에 직결되는 국제 유가가 작년 말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올라 이제는 사상 최대의 고유가시대가 되었다. 덩달아 각종 생필품도 오르고 우리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11일 일본 센다이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하여 엄청난 인명피해와 재산 피해를 가져왔다. 그 보다 더 불행한 것은 쓰나미로 인하여 후쿠시마 지역의 원자로가 폭발하는 사고가 생겼다.
그런데 이 사고가 남의 일이 아니고 우리 한국은 물론 서양인 미국과 극동지역인 러시아 중국까지 그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바다가 방사선으로 오염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속에서 소금을 사재기 하고 방사선을 예방한다는 미역과 다시마를 마구 사들여 백화점이나 마켓마다 동이 났다고 한다.
또 일본에서 생산하여 보급하는 수많은 기계제품들의 부품 생산이 중단되어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다. 당장 우리교회 사무실에 일본제 복사기가 있는데 기계에 문제가 생겼으나 부품조달이 안 되어 수리를 못하고 있다. 이제는 지구촌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나와 상관이 없는 남의 일이 아니다. 때문에 지금은 세계를 염두에 두고 생활해야하는 시대다.
인간생활에 가장 중요한 종교생활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삶은 물론 내세(世)의 문제와 직결되는 종교도 전 세계에 유익을 끼쳐야 한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보면 극단적인 사람들로 인하여 큰 갈등과 심지어는 전쟁에까지 비화된 일들이 많았다. 오늘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종교인들은 더욱 화합과 공존 그리고 상생의 길을 모색하고 남의 종교도 존중해야 한다. 얼마전에 미국의 테리 존스라는 한 개인이 자신의 극단적인 세계관과 신앙관과 소신이라하여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경을 불살라 종교간의 갈등과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무슬림은 코란경을 만지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기까지 경건시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처럼 신성시하는 경전을 불태웠으니 그들의 분노가 어떠할지는 그야말로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금의 세계는 서로 상대적인 시스템이 존재하는 다양한 지구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다. 때문에 나와 사상이나 생각이나 문화가 다르다 하여 상대방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응징하는 것은 더 큰 불행을 자초하는 행위다. 그리고 어느 한 편을 무시하거나 분노케 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남의 종교 현장에서 무례한 행동을 하는 것도 큰 잘못이다. 종교는 인간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윤리를 능가해야 한다.
지난 4월 초에 국내 종교지도자들(7개 종단)이 극장에서 인도영화 '내 이름은 칸'이라는 영화를 함께 관람한 것이 지상에 보도가 되었다. 그 영화의 내용인즉 미국으로 이주한 인도인이 이슬람 교도라는 이유만으로 아들이 죽임을 당하고 테러리스트로 오해를 받아 감옥까지 가는 고난을 겪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리케인 수해를 당한 미국인들을 도우러 달려가 감동을 주는 이야기다. '칸'은 흔한 무슬림의 이름이라고 한다. 이 영화는 실화는 아니지만 주연 배우 샤록 칸은 칸이라는 이름 때문에 그와 비슷한 종교 차별을 받았다고 한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도의 여론이 격분하였지만 정작 칸은 “불쾌하기는 하지만 그럴 수도 있는 일”이라며 성난 팬들을 달랬다고 한다.
지금의 시대는 서로의 공존과 화합을 다짐해야 할 글로벌 시대다. 그런데 우리나라 안에서도 극단적인 지역이기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으니 걱정이다. 우리 지역 우리 지방만 잘되고 모든 혜택을 받으려고 한다. 다같이 공존하고 상생하는 길을 모색해야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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