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워싱턴 경제동향연구재단의 설립자이자 이사장으로서 미국 및 국제적 공공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터프츠대 플레처 법과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했다. 그는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 및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이다. 이 책 소유의 종말 이외에도, 엔트로피, 바이오테크의 시대, 육식의 종말, 노동의 종말 등 많은 베스트셀러의 저자로 잘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공감의 시대를 출판했다.
▲ 소유의 종말 |
자본주의는 개인의 자산소유 개념을 기초로 발전하였고, 소유의 시대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시작하였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 여하에 따라 자연의 일부를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자유를 법적으로 보장해 주는 사유재산제도 아래서는 네 것과 내 것이 분명히 구분되고 국가 간의 경계가 확실하게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접속의 시대에는 국경이 모호해지고 소유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상호의존적이며 공존을 지향하는 네트워크와 연결성이 강조된다. 이런 세계에서는 경쟁보다는 협조가 중시되고 시스템에 입각한 사고와 합의의 구축이 강조된다.
이제 사람들은 접속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능성과 기회로 가득 찬 완전히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구멍을 연상한다. 접속은 전진과 개인의 자아실현을 약속하는 입장권이 되었고 몇 세대 전의 민주주의라는 말처럼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되었다. 재산과 돈의 탈물질화, 사무실 공간의 축소, 재고의 최소화, 개인 저축의 감소, 리스 및 아웃소싱의 일반화 등 경제활동 전반에서 자본주의를 떠받쳐온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물리적 자산의 소유개념이 희박해지고 있다.
접속의 시대에서는 소유에 대한 집착이 사라지면서 문화영역이 확대된다. 원래 인류의 문화는 놀이에서 시작했다. 진정한 놀이는 살과 살이 맞닿는 친숙한 분위기에서 일어나며 이때 사람들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자신의 감각을 한껏 발휘할 수 있다. 고독하게 혼자 즐기기보다 여럿이서 함께 어울리는 것이 더 즐겁다. 개방과 포용은 놀이 환경의 자연스러운 일부분이다. 기본적으로 용서하려는 자세가 되어 있기 때문에 놀이에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접속의 시대에서는 사이버 가상공간에서의 문화소비가 오히려 사람들 간의 직접 접촉 및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문화를 상업적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소유의 종말이 오고 접속의 시대가 전개되면서, 제품 생산에서 서비스의 제공으로, 다시 인간관계의 상품화로, 마지막으로 문화적 체험에 대한 접속권의 판매로 경제적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 산업시대에 자연 자원이 인간의 남용으로 고갈되어버릴 위기를 맞이했던 것처럼, 문화자원도 과도한 영리추구로 인해 언제 고갈되어 버릴지 모른다. 상품화된 문화체험에 점점 무게 중심이 놓이는 지구네트워크 경제에서 문명의 생명수라 할 수 있는 풍요로운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고 끌어올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는 것이 새로운 세기에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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