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게 말을 걸다 |
고마귀는 강한 생명력으로 하천의 주인 노릇을 하며 희고 붉은 꽃들을 피운다. 새마을 사업이 한창이던 70년대엔 취로사업으로, 5공 시절엔 하천정비로 수난을 겪기도 했다.
저자는 생의 막다른 길목에서 흰 냉이꽃을 만난 뒤 야생화에 매료돼 10여 년 넘게 전국을 돌며 수많은 꽃에게 말을 걸었다. 그리고 꽃들과 나눈 이야기를 작가 특유의 시적이고 감성적인 문체로 자신의 블로그에 들꽃편지를 썼다.
이제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찾는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가 됐다.
저자도 처음엔 화려한 꽃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들꽃에 말을 걸기 시작하면서 세상의 모든 꽃들이 각기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임을 재인식하게 됐다. 거울을 통해 자신을 보듯 꽃을 통해 스스로 마음 안섶을 살피는 사람이 된 것이다. 작가는 꽃에게 말을 걸면서 꽃잎 한 번 열고 닫는 일이 한 우주가 열렸다 닫히는 순간이라 믿는다.
'꽃에게 말을 거는 남자'로 살아가는 저자는 3년 전부터 고향으로 돌아와 꽃을 좋아하는 노모와 단둘이 살고 있다. 세상 사람들이 꽃처럼 향기롭고 어여쁘기를 소망하면서…. 매직하우스/지은이 백승훈/424쪽/1만8000원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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