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뉴시스/중도일보 제휴사] |
한화이글스가 시즌 개막 이후 7경기 동안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한화의 현재 성적은 2승 5패. 주말 LG와의 3연전을 한 경기도 가져오지 못하면서 꼴찌로 주저앉고 말았다.
'약팀'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시즌 전 시범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면모'를 보였었다. 방망이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비와 마운드는 지난 시즌보다 탄탄해졌다는 것이 한화의 자평이었고, 이 점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달랐다.
▲무너진 마운드=전지훈련에서부터 1, 2선발로 낙점됐던 류현진과 데폴라가 맥없이 주저앉으면서 한화의 마운드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류현진은 개막 이후 두 경기에 선발로 나와 평균자책점 9.58에 10볼넷과 10실점을 기록했다. 10개의 삼진을 잡아냈지만 16개의 피안타와 3개의 피홈런은 에이스의 체면을 구기기에 충분했다.
2선발 데폴라 역시 두 경기에 선발로 나왔지만 방어율 10.00에 17피안타(2피홈런) 6볼넷으로 10실점했다. 두 선발투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좋은 볼을 가졌음에도 시즌 초 엄청난 집중력을 보인 상대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했다.
이들이 앞에서 마운드를 끌어주지 못하자 나머지 투수들도 중심을 잃는 모습이다. 선발진 중에는 안승민이 평균자책점 3.00으로 유일하게 선전했을 뿐, 양훈과 송창식은 각각 19.29와 33.75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7경기 동안 무려 53실점한 것이 마운드의 부진을 증명하고 있다.
▲침묵하는 방망이=흔들리는 마운드의 영향을 받은 듯 방망이에도 불이 붙지 않고 있다. 지난 7경기에서 한화는 24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잔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 가운데 이따금씩 '한 방'이 터져 지난 6일 기아전에서는 막판에 홈런 두 방으로 역전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은 그런 팀의 모습이 달갑지 않은 눈치다. 단타와 주루 중심의 '스몰볼'을 지향한 만큼 출루와 주루에 중심을 둬야 하는데, 오히려 한 방으로 승부를 거는 '빅볼'의 양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화는 팀타율(2할2리), 팀방어율(7.29), 팀득점(24점), 팀실점(53점)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면서도 팀홈런(8개)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어찌됐건 마운드와 타격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면서 한 감독의 고민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원정경기서 해법 찾아야=한화는 LG전 3연패 이후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모습이다. 11일 오후 인천으로 떠나기 전 1군 선수들의 타격연습에 박노민과 오선진이 모습을 나타냈다. 타격이 부진한 누군가가 2군으로 내려간다는 얘기다.
한화는 12일부터 주말까지 SK, 기아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막강전력의 SK나 상승모드를 탄 기아나 까다로운 상대들이다.
중요한 것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마운드와 방망이를 제 방향으로 돌려놓는 일이다. 이번 주 원정경기는 이미 3연패에 있는 팀이 더 깊은 연패의 늪으로 빠지느냐, 혹은 연패를 끊고 분위기를 반전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무너진 마운드를 다시 세우고, 젖은 방망이에 불을 붙여야만 하는 이번 주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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