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경]'가족의 날' 제정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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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경]'가족의 날' 제정의 필요성

[시사에세이]김용경 건양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 승인 2011-04-11 13:54
  • 신문게재 2011-04-12 20면
  • 김용경 건양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김용경 건양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 김용경 건양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 김용경 건양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
가족(家族)은 부모, 부부, 형제, 자녀 등 혈연에 의해 맺어져 생활을 함께 하는 공동체 또는 그 구성원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족은 인류의 발생과 함께 해 온 가장 오래된 집단이며 어떤 시대나 사회에 존재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동체 단위다.

얼마 전 모 방송국에서 노숙자들의 생활을 밀착 취재해서 방영한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중 한 노숙자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것은 역시 가족입니다”라고 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절절하게 말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지난 3월 11일, 일본에서 일어난 대지진 때 쓰나미로 폐허가 된 마을에서 극적으로 만난 가족을 부둥켜안고, “이제는 됐다! 가족을 만났으니 이제는 됐다!”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보도된 일도 있었다. 이렇듯 가족이란 내가 세상에 태어나게 된 근원이자 마지막까지도 같이 하고 싶어 하는 몸과 마음의 안식처인 것이다.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조부모와 함께 3대가 한 집에서 같이 사는 것이 가족의 기본단위처럼 인식되어 있었다. 그러나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3대가 함께 사는 가족은 아주 드물게 되었으며, 부모가 아이들만을 데리고 사는 2대가 가족의 기본단위처럼 바뀌어 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니 농촌에는 노인들만 남게 되었으며, 도시의 쪽방촌에는 혼자 기거하는 독거노인들이 많아졌고, 최근에는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쓸쓸히 여생을 보내고 있는 노인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가정의 달인 5월이다. 5일 어린이날은 이미 1975년부터 공휴일로 지정되어 지자체는 물론 가정에서도 다양하게 기념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8일 어버이날은 단지 기념일로만 지정되어있을 뿐 공휴일이 아니다보니 따로 사는 자식들이 편하게 부모를 찾아뵙기조차 어렵게 되어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어린이날이 어린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보호하고 성장시키는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어른들의 관심과 사회의 돌봄이 필요한 어린이가 많이 있다는 것도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제 대부분의 가정에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자녀의 수도 한두 명으로 줄어들다보니, 자녀들에게 쏟는 관심과 정성은 옛날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어찌 보면 1년 365일이 어린이를 위한 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가 되어 있다. 그에 반해 노인들에 대한 관심과 정성은 사회적으로나 가정적으로 어린이의 그것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도 '할머니~'라고 부르며 손자들이 찾아오기만을 고대하는 시골집 노부모의 모습을 상상해보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대도시 쪽방촌에서 하루하루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독거노인이나, 가족의 돌봄을 받지 못하고 노인병원이나 요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쓸쓸하게 준비하고 있는 노인들을 생각해보자.

어버이날도 어린이날처럼 공휴일로 지정해서 따로 계신 부모를 편하게 찾아뵐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연달아 모든 기념일을 다 공휴일로 지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 이제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하나로 합쳐 공휴일인 '가족의 날'을 제정할 것을 제안해 본다. 하루쯤 시간을 내서 아빠 엄마가 자녀들의 손을 잡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아볼 수 있는 그런 날을 기대해본다. 어린이들에게 할머니, 할아버지의 정을 느끼게 해주고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은, 어린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한 번 더 태워주는 것보다 훨씬 더 뜻있고 보람된 일이 될 것이다.

가족은 몸과 마음이 함께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가족이 된다. '가족의 날'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실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하면 사회도 평온하고 건강해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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