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는 “결혼을 하면 새 가정을 꾸려야 하는데, 기존에 가입한 가족형보험에서 분리가 안 돼 지출만 늘게 됐다”고 말했다.
생명보험사들의 통합보험에 대한 계약자 분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세대분리에 따른 계약자 분리가 가능한 손해보험사와 대조적으로, 생보사들이 수익을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다.
10일 생보·손보업계 등에 따르면, 결혼과 이혼, 분가 등 세대분리 때 생보사 통합보험의 계약자 분리가 안 돼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며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해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업계에서 가장 먼저 통합보험을 출시한 삼성생명은 상품 출시 당시, 세대분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내놓지 않고 있다. 다른 생보사들 역시 마찬가지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다.
불가피하게 세대분리가 필요할 경우 통합보험 계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막대한 위약금을 물어야 하고, 새로운 보험에 별도로 가입해야 하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피해가 만만치않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계약자 분리를 하지 않는 건 해약할 경우 생기는 이익과 신규 보험 가입으로 생기는 이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우자나 자녀 등 추가되거나 빠지는 경우 주계약에 특약으로 더해지는 형태로, 애초 계약조건에서 벗어날 수 있어 회사로서도 난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생보사와 달리 손해보험사들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여 현재 계약분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통합보험 세대분리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의 2월말 현재, 세대분리 건수는 2300여건에 달한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