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화재 블루팡스와 대한항공 점보스의 챔피언결정전 4차전 경기에서 53득점을 한 가빈이 신치용 감독에게 안겨 기쁨을 나누고 있다. /손인중 기자 |
시즌 초반 디펜딩챔피언임에도 최하위라는 꼬리표로 체면을 구긴 삼성화재. 주전 최태웅과 석진욱이 이적과 부상으로 자리를 비워 부진이 예상됐던 삼성화재였지만 최하위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지난 4시즌 연속 우승팀의 성적표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배구명가의 자존심을 구길 수 없었던 것일까? 시즌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삼성화재 선수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맞지 않던 손발이 가빈을 종착점으로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고 시즌 후반에는 폭풍처럼 승수를 쌓더니 결국 3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삼성화재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IG를 2-1로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생각보다 전력소모가 많았지만 삼성의 진가는 플레이오프에서 발휘됐다.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것도 모자라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4연승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으로 챔프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무한질주였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가빈의 공격력은 강해졌고, 조직력도 시즌 초반에 비해 엄청나게 좋아졌다. 한 때 '가빈화재'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지만 삼성의 선수들은 동요되지 않았다.
신치용 감독도 “가빈의 공격 점유율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다른 선수들의 배려에서 나온 우리 팀의 플레이”라며 “가빈과 고희진, 여오현이 팀을 잘 이끌어줬고 나머지 선수들이 이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잘 잡아줘 우승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포스트시즌에서 삼성화재는 여오현의 디그에 유광우의 토스, 그리고 가빈의 강스파이크로 이어지는 공격루트를 착실하게 살려 재미를 봤다.
/강순욱 기자 k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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