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지역문화예술인들의 모임인 '대흥동립만세를 꾸려가는 사람들(이하 대흥동립만세)'에 따르면 문화재단이 대흥동 일원을 대중문화예술 거점지역으로 선정하고, 아트프리마켓, 여름철 프린지 축제 등 2억원 상당의 문화예술축제를 위한 사업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대흥동립만세는 문화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문화예술축제는 문화예술 1번지인 대흥동을 살려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대흥동립만세'의 사업계획서와 다를 게 없다고 주장했다.
'대흥동립만세'는 2008년부터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음악, 무용, 연극, 미술,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로 기획해 대흥동 일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더욱이 이같은 공연은 참여자들이 십시일반으로 부담하는 '문화기부' 형태로 이뤄졌고 오는 8월에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화재단이 중복된 프로그램으로 대흥동에서 문화행사를 열기로 하면서 '대흥동립만세'가 기획한 축제는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해졌다는 주장이다.
대흥동립만세 관계자는 “2억원이라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해 좋은 의도로 사업을 추진한다는데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느냐”라며 “하필이면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스스로 잘 진행해온 대흥동 지역에 들어와 차별도 없이 똑같은 내용의 행사를 왜 하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예술가들이 마음 놓고 자신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문화재단인데 지원금도 없이 민간단체에서 스스로 잘하고 있다면 잘한다고 축하와 함께 응원을 보내도 모자랄 판에 기를 꺾는 처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와 관련 문화재단 측은 문화를 통한 원도심활성화 일원의 사업이자 민선 5기 시장 공약사항으로 대중문화예술의 거리 조성사업을 축제를 기획했을뿐 절대 표절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더욱이 축제 공고를 내기 전에 문화원 원장, 축제전문가 등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프로그램이 비슷한 대흥동립만세와 부딪히지 않고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고 전했다.
문화재단 관계자는 “대흥동립만세같은 경우 1주일 프로그램이고, 우리가 진행할 사업은 앞으로 6개월간 진행될 축제”라며 “최근 이 사업과 관련해 대흥동립만세를 진행하는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의 성격과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해당 단체가 축제를 여는 8월에는 프로그램이 중복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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