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힘만 부리면 여자들이 깐을 본다. 왜냐면 여자는 힘에 약하기 때문에 힘으로 자신을 제압하려는 행위를 멀리 하려는 방어본능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여자의 말이 너무 똑똑하고 명쾌하면 남자가 겁을 내는 법이다. 왜냐면 남자는 보이는 것에는 강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에는 약하기 때문이다. 대개의 남자는 말로써 여자를 당해내지 못한다. 말은 형체가 없는 것이다. 고로 남자가 말로써 여자를 이길 수 있다면 그 남자는 대단한 능력을 소유한 자임에 틀림이 없다.
음양의 이치에서 양이 음을 이기는 방법은 양의 방식이 아니라 음의 방식을 써야 한다. 그래야 음이 양을 수용한다. 역시 음이 양을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음의 방식이 아니라 양의 모양을 취해야 한다. 그래야 양이 음과 동화한다. 이런 이치때문에 남자는 외형보다 내면을 확장하려고 학문과 문예를 갈고 닦는 것이며, 여자는 남성이 좋아하는 외형의 가꿈에 온 힘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남자의 말은 여성의 마음을 빼앗고, 여성의 몸은 남자의 정을 빼앗는다. 남자는 여성을 고를 때 오감 중에서 양의 속성인 시각(視覺)에 의존하는 경향이 심하고, 여성은 남성을 고를 때 주로 음의 속성인 청각(聽覺)을 사용해서 상대를 평가한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남자는 여성의 신체적 미모를 중시하는 반면 여성은 남자의 외모보다 정신적 능력 즉 언변의 능력에 따라 마음을 주기도 하고 거두기도 한다. 비근한 예로 외모가 수려하고 현실적 능력이 좋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에게 인기가 없는 경우도 많으며, 역으로 현실적 능력이나 외모가 변변치 않음에도 오직 달변의 능력으로 뭇여성들의 마음을 빼앗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예는 음양의 원리에 입각한 남녀의 본능적 메커니즘에 의한 차이에서 기인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 '말이 통해야 몸도 통한다'는 말이 있듯이 말은 소통의 요건이다. 우리 속담에도 '일 잘하는 자식 낳지 말고 말 잘하는 자식을 낳으라'는 말이 이를 대변해 준다. 물론 이 속담의 유래가 반드시 여성을 상대로 해서 생긴 말은 아니지만 크게는 언변이란 사교와 설득에 있어서 필수요건이며 특히 남녀관계에서 사교와 설득의 주체는 남성이기 때문에 남성에게 있어서의 언변은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그 어떤 능력보다 더 큰 능력이다. 그런데 문제는 언변의 능력이란 것이 타고 나는 것인가 아니면 후천적으로 학습되는 것인가하는 점이다. 매사 사람의 일이란 것이 타고 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이 많듯이 말을 잘하는 것조차도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면은 타고나야 하는 것이다.
대개 말을 잘하는 남자는 사주에 음기(陰氣)를 많이 가진 자들이다. 음이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용이요 힘으로 목적을 실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으로 그것을 완성하려는 작용이다. 따라서 요즘같이 여성의 파워가 사회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사회활동이든 가정생활이든 여성들과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일단 말하는 재능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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